우리가 보는 자연은 실제로 허공이라는 공간과 그것을 채우고 있는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존재하는 것은 허공과 원자 뿐이라는 것이다. 저절로 나타난 원자들이 허공 속에서 무게에 따라 서로 충돌하면서 일으키는 변화가 영원히 이어지고 있다.
자연 자체에 변화의 힘과 원리가 있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양자장 이론에 의하면 소립자들은 독립된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소립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으며, 소립자 사이의 상호작용인 힘에 의해 결정된다.
물질은 어떤 고정되고 절대적인 입자가 아니라 '파동-입자 이중성'을 지니며, 자연에는 회절이나 간섭 현상처럼 빛을 입자인 동시에 파동으로 생각해야만 이해할 수 있은 현상들이 많다. 절대 공간은 없다는 말이다.
입자의 파동이 동시적인 성격을 가짐으로써 자연 안에 스스로를 실현하고 변화시키는 독립적으로 완결하는 힘과 원리가 발생하게 된다. 인간 사회에서 요구하는 특정한 자연의 기능을 유용하게 이용함으로써 비로소 생존이 가능해졌다.
우리가 생존을 위해 정해놓은 쓸모의 기준을 갖추지 못했거나 부족한 부분들은 평가절하되어 의미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우얼과 열등의 차별이 쓸모의 기준에서 나오게 되고, 온갖 차별을 합리화시키는 근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큰 나무를 보면 여러가지로 쓸모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이야 철근과 콘크리트를 중심으로한 건축기술이 기본이 되었지만, 우리의 전통사회는 목조건물이 중심을 이루었으니까 당장 집의 기둥이나 대들보로 욕심을 내었을 것이다.
나무의 쓰임새와 기둥이나 대들보와 관련된 비유와 사유의 글들이 많이 있는 이유다. 큰 나무 그늘에는 온 동네 사람들의 휴식 공간을 제공해줌에 모자람이 없지만, 그만큼 임금이 계시는 궁궐의 기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식이다.
나무가 곧지 않아 기둥이나 대들보로 사용할 수 없으면 판자로 만들어 하디못해 문이나 관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도 저도 못할 때는 그냥 그 아래서 낮잠이라도 잘 수 있고, 나무를 오르내리며 먼 곳을 보는 초소의 역할로도 사용한다.
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일상의 반복 속에서 동일성을 통한 쓸모라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기준으로 사물의 기능을 구분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이것과 저것이 대체될 수 있는지, 아니면 나름의 독특성을 지니는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반복된 생각과 행동의 반복을 통해 차이를 발견하고 각각에 대한 정당한 지위를 부여하고, 쓸모의 범위를 벗어난 무용지물의 자연이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쓸모를 발견하기도 한다. 쓸모라는 기준으로부터 독립된 존재 자체로서 스스로 자기 목적이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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