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세상이 복잡해지고 살아가기 어려워지는 만큼 자신감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 자신이나 나와 관련이 있는 일에 대해 나 스스로 그 일의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고 긍지나 보람을 가지는 마음을 보통 자부심이라 한다.
삶이 복잡해지는 만큼 나 자신의 삶에 대해 긍지나 보람을 가지기를 원할 때마다 자부심이라는 말을 사용하다 보니까 이제는 자부심이라는 말 자체가 고유의 의미를 잃고 단순한 권고 정도의 의미만 가지게 되었다.
많은 미디어들의 상담코너에 부당한 압박을 받거나 버림받은 사람들이나 많이 배우지 못했거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모든 사람이나 모든 상황 그 자체가 바로 자부심의 원천이라도 되는 듯이 모든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고 권고하는 듯 보인다.
이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나 모든 상황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 자부심을 느껴야 할 상황이나 처지는 남아나지 않고, 진정으로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과도 구분이 되지도 않게 된다. 자부심이 이제 칭찬의 모호한 표현 정도로 자신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자부심은 나 스스로에 대한 정당한 사랑, 즉 자애심에 관한 마음이다. 단순히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 의미가 나타내고 있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저 아이들처럼 자존심과 자만심으로 오만하거나 교만해진 사랑과는 전혀 다르다.
나 자신만의 독특하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인간 본성에 의해 정당화된 사랑을 자부심이라 말랄 수 있다. 깨달음처럼 진정한 자부심을 가지거나 그런 사람이 되기는 정말 힘든 이유가 바로 이런 것때문이다.
몸이 아픈 사람들을 특별한 사람이라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말하는 경우가 그렇다. 지금 현재 처한 상황이 어렵지만 긍정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현재의 어려움은 조금 덮어두고 지나가자는 것은 살아가는 유용한 방법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덮어두거나 회피하면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 삶은 보편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인간적 본성인 사랑에 대한 근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것이 가능하다는 무지와 문맹은 사랑도 아니며 자부심은 더더욱 아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나 능력에 대해 확신이 없을수록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쉴 새 없이 말하고 주도권을 잡으려 애쓰는 사람들도 똑같다. 나의 특출한 한 두 개 능력을 찾으려 애써야 한다.
진정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거나 자기 중심적으로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좋은 일을 했다고 마음 속으로 만족하며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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