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연속되는 선일까? 아니면 단속적인 점들의 모임일까?
농경산업과 대가족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는 연속적인 선의 의미가 강했겠지만, 요즘처럼 디지털 시대에 핵가족이 사회의 중심으로 올라오면서 인생의 점으로 이루어진 집합의 개념으로 변화되었다.
어떤 것이든 관계가 없다. 단지 현재의 삶의 현장이 인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현재란 미래를 위한 연습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다. 물론 지금 열심히 살면 그게 나중에 아주 큰 '점'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다.
인생의 미래는 하나의 이상향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만 이야기하면 현실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이상인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현실은 이렇지만 어떻게 미래를 바꾸고 싶은지, 목적이 뭔지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하는 거다.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내가 지금의 내 삶에 만족하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인정 욕구를 없애기 위해선 남에게 공헌해야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하면 된다. 상대의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남을 위한 일 자체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거기서 용기가 생겨나게 된다.
사람을 보는 중요한 관건의 하나가 바로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이다. 일은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살피는 가장 중요한 실마리다. 일은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는 행동이다. 일에 임하는 태도와 관련해 공자는 학이편에서 경사(敬事)라고 했다. 정약용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분명해진다. "경사(敬事)란 일의 처음과 끝을 생각하고 그 폐단을 미리 헤아리는 것이다." 즉 일이란 먼저 그 방향과 경중을 조심해서 살핀 다음에 그것이 정해지면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신속하게 한다고 해서 방향과 경중도 모르고 달려드는 사람은 일을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망치는 사람이다. 공자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 하여 죽어도 후회할 줄 모르는 사람과 나는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니, 반드시 일에 임하여서는 두려워 하고 치밀한 전략과 전술 세우기를 즐겨 하여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라고 한 말이 그 의미다.
일에 임해 두려워 하는 것이 바로 경사(敬事)이고, 치밀한 전략과 전술 세우기를 즐겨 하여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민첩함[敏]이다.
일에 임해 두려워 한다는 것은 일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혹시라도 실패할까봐 두려워 하여 만반의 태세를 갖춘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 자체의 성격을 잘 알아야 한다. 모든 일에는 근본과 곁가지가 있고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물(物)은 곧 사(事)라고 말한다. 즉 사물이나 물건이 아니라 일(物=事), 즉 사람의 일로 보고서 인재를 보는 법으로 풀었다는 뜻이다. 결국 일(物=事)은 사람의 일, 즉 인사(人事)인 것이다.
일에는 근본과 곁가지, 즉 중히 여겨야 할 것과 가벼이 여겨도 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것부터 가려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그래서 먼저 해야 할 것과 뒤에 해야 할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사람은 일을 민첩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 말도 신중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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