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것이 없고, 두고보자니 꽃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제 막 돋아나는 풀들이 이쁘기만 하고 무언가 기를 전해주는 듯 귀중하게 여겨지지만, 조금만 지나면 무성하여 잡초처럼 마음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세상에의 쓰임새나 쓸모는 어느 입장과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기능이 전혀 달리진다. 통상적으로 쓸모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나 쓸모가 없다고 여기는 것 모두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대가 된다. 세상만사에서 볼 수 있는 상대성의 원리를 뒷받침한다.
사람도 외모나 재주나 본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쓸모로 우월하고 다른 쓸모를 열등하다고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길에 튀어나온 모난 돌이 정을 맞고 다듬어져 둥글고 반들반들해지고, 산에 있는 곧은 나무는 베어져 집짓는 데 사용되는 이치도 이와 같다.
이 세상에서의 쓸모는 사물 개개의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인간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도 있다. 천지 만물이 스스로를 보전하는 방법은 사람들과 다르면 스스로의 존재 그 자체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상대적인 쓸모나 쓰임의 용처에 대해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의 쓸모에 대해 비난하거나 찬양할 이유가 없다. 나라를 위한 쓸모만 더 위대하거나 훌륭하고 시장에서 장사를 하거나 기업을 하는 쓸모는 덜 중요하다고 여기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조직 사회에서도 높은 지위의 쓸모와 낮은 지위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쓸모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돈이 많다는 것을 경제적 효율성의 기준이나 근거로 쓰임새의 우열을 따지고 관계를 이해하려 들어서도 안된다.
모든 쓸모는 다 저마다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가치의 정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중요하다.세상의 많은 다툼은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시작되니까 말이다.
만일 모두가 상대와 처지와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고 배려해 본다면 대부분의 오해와 갈등은 사라지고, 세상 또한 지금보다 훨씬 더 살 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현실 세상에는 그렇게 살면 경계인이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세상만사의 실정이나 인간 윤리의 변화에 따라 만나면 헤어지고, 합해지면 떨어지고, 만들면 허물어지고, 모나면 깍이고, 높아지면 비판받고, 뜻 있는 일을 하면 시기를 당하고 , 현명하면 모함을 받고, 조금 부족한 구석이 있으면 사기를 당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중도의 삶을 강조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어느 한 쪽을 확실하게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쓸모와 쓸모 없음의 경계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장자도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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