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5-12] 제25분. 교화하되 교화하는 바가 없다 : 계를 지키기보다 한 발 더 나아가는 정진 수행이 필요하다.
불교 신자는 기본적으로 지키고 있는 계율이 오계다. 이것은 생업과 관계없이 함부로 살생하지 않고, 주인이 주지 않는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고, 배우자 아닌 사람과 바람피지 말고, 정직하지 않는 거짓말하지 말고, 취하도록 술마시지 않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온갖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최소한의 다짐이다.
오계는 절대적으로 하지 말라의 의미는 아니라 사회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너무 과하게 욕망을 탐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같은 의미로 무소유 역시 아무 것도 가지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 이외에는 너무 탐하거나 소유하지 말며,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베풀라는 말이다.
이런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상호 예의를 모르고 과거에 지었던 인연은 당연한 마음으로 그 과보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더 이상 그런 바람직하지 않는 인연은 더 이상 짓지 않아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 바로 이 오계의 원리다. 화가 나는 것은 지난 시절 뿌린 씨앗이 움튼 것이나, 계속해서 화를 내는 것은 다시 또 미래에 좋지 않는 열매를 맺게 하는 인연을 짓는 것에 불과함을 알아야 마음 속에서 화가 나거나 기분이 불쾌해도 바깥으로 화를 나타내지 않게 된다.
기분이 상하더라도 욕하지 말고, 욕심이 나더라도 훔치지 말고, 화가 나더라도 싸우지 말아야 더 이상 그릇된 인연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다. 세상만사가 비록 순간적이긴 하지만 일단 짓고 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그 순간에 그 사실을 재빨리 알아챠려서 스스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파도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방파제를 쌓았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가 허물어질 수 있다. 계율을 지키다가도 한번씩 강하게 올라오는 마음의 유혹에 무너지는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마음 속에 파도마저 일지 않도록 단순히 계율을 지키는 것만으로 만족할 일이 아나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마음을 정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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