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2-2]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 지혜도 없고 또한 얻음도 없다: 나쁜 사람이 아닌데 내가 나쁜 사람이란 생각을 일으키니까 나쁜 사람처럼 보인다
정(情)이 있으면 많은 고통에 생기고, 도리어 업을 짓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마음의 빛이 드러나고, 중생의 견해가 없어지게 된다. 정을 없애야 하는 이유다. 깨달음이라 하는 것은 다시 말해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상대가 나쁜 사람이 아닌데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내가 상을 딱 지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이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내 주관이 객관화시켜 버린다. 파란색 안경을 끼고 별을 보니 흰 별이 푸르게 보일 뿐인데, 저 별이 푸르다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푸른 것은 바로 안경, 즉 나의 업식으로 인해 나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그 별이 푸른 것은 아니다. 남편이 술 먹는다고 나쁘다지만 실제 남편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술 안 먹었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대로 안 되니까 내가 그냥 나쁜 인간이라는 생각과 상을 지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사람이 크게 반성을 하고 나한테 용서를 빌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는 늘 자기가 일으킨 생각에 사로잡혀서 세상이 그렇다 보고 그 세상을 변화시키려 한다. 그러나 세상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것은 꿈 속에서 강도에게 쫓기는 사람이 강도로부터 나를 구해달라고 하나님이나 부처님에게 비는 것과 같다.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은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꿈에서 깨라는 것이다. 꿈에서 깨면 그것은 꿈이고 무지였고 사로잡힘이었을 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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