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5-13] 제25분. 교화하되 교화하는 바가 없다 : 화는 근거 없는 '내가 옳다'는 분별심 때문이다
외부의 어떤 다툼과 대립, 장애와 문제들의 자극에 의해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반응인 화와 분노, 슬픔과 낙담 등의 마음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왜 화가 나고 슬픔이 일어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화가 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났다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진실은 나 때문에 내 마음 속에서 나 자신이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화는 그 원인이 나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바로 인연법에서 설명하고 있는 본질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내면을 깊이 관찰해 가더라도 '왜 내가 화를 내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화는 "나는 옳은데,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할 때 나는 것이지, '내가 틀렸고 상대가 옳다'고 생각할 때는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가 잘했다고 느꼈는데 화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잘했고 상대는 잘못했다는 따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바탕에는 "나'라는 존재의 생존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해 오면서 배우고 익힌 경험과 환경, 그 속에서 만들어진 가치와 관념들의 지배를 받고 있는 내 생각 때문이다. 나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관이나 성향적 편견에 기초해서 잘잘못을 분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객관'을 이야기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객관적이라는 근거를 볼 수 없는 '주관'적 기준에 의해 분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준을 세우면 옳고 그름이 생겨나고, 그렇게 생겨난 옳고 그름의 분별하는 마음이 화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런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옳고 그름의 분별이 없어지고, 동시에 '내가 옳다'는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화가 일어날 일이 없다.
마음 속에서 화가 일어나더라도 그 뿌리가 본래 없는 것임을 통찰할 수 있다면 화가 일어나는 즉시 순간적으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즉 화 자체가 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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