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지인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멋지고 행복하다. 그 속에서는 따로 조정하거나 관리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간다. 그러면서 모두가 안정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제대로 가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된다.
모두가 거기에 있지만 없으며, 주의 깊게 집중하고 입체적으로 활발히 움직였지만 누구를 방해하거나 동떨어지거나 누구에게도 냉담하지 않다. 유심히 관찰하면서도 동시에 그 분위기 속에 녹아들어 간다. 친숙한 분위기이면서도 여전이 어색하기도 하다.
친한 만남에서는 나에게 친숙한 나의 자아까지도 내가 들여다보는 그 무엇이 된다. 내 자아라고 해서 나의 뒤에 숨어서 나와 싸우는 그 무엇이 아니라 어색한 내적 감정까지도 이제는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말 부담없는 자아로 변신하게 된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방향이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면서 정말 그렇게 세상에 대한 저항감이 누그러들기도 한다. 나 자신의 이기적 마음이 사그라들면서 나를 조금 더 부드럽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생겨나게 된다.
친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얻어진 새로운 마음 가짐을 모임이 끝난 뒤 일상의 삶에서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가볍고 평온한 기분으로 내 마음을 다루면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느낀 그 무엇이 나와 계속 함께 하는 기분이다.
어떤 만남이거나 대화 도중에 내 주장을 살리기 위해 너무 과하게 노력하거나 생각하거나 또는 너무 긴장을 풀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과의 대화의 주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흘러가는 대화의 줄기 자체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시간이 있을 때 잠깐이라도 명상을 하듯이 일상의 삶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 영역은 알고 보면 새로운 것과 이전의 일상의 것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간 영역이다. 내 몸과 마음과 정신이 함께 즐기고 있다.
내가 아니라 몸과 마음과 정신이 대화를 한 것 같기도 하다. 대화를 하고 웃고 즐기는 동한 잘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나, 어수선한 마음으로 불안한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그럴 때 순간적인 심신의 편안함을 경험하게 된다.
지성이나 깨달음만이 최고라며, 모든 것의 바탕이 그래야만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개념을 파악하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이런 태도와 방식도 중요하고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만, 그런 형상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무런 형체가 없으면서도 유일한 삶의 결과물이며, 영원한 물음의 대상인 자아라는 것이다. 그것에 투신하고 헌신하는 과정과 태도 만큼만 이해가 되고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삶의 주인공인 자아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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