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에 만나는 나의 마스코트 까치들이 있다. 항상 둥지 주위 나무 가지에 앉아 있다가 즐겁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 나는 즐거움 마음으로 '그래 고맙다. 너희들도 후세에는 휼륭한 인간으로 환생하려므나.'하고 인사를 전한다.
항상 그런 적절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다른 일에 신경을 빼앗기며 멀리 지나와서야 까치의 인사를 듣고 화들짝 정신이 들기도 하여, 어떤 때는 아예 듣지 못하고 지나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기대했지만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출근 길 까치와 인사하는 순간 그 자체를 즐기면 그냥 만나면 만나서 좋고 만나지 못하면 마음 속으로 안부를 전하는 등 모든 순간이 값진 시간이 되지만, 하루의 필수적인 과정이라 생각하면 까치와의 교감 순간 모두를 놓치게 된다.
내가 하루를 살아가면서 매 순간 하는 모든 활동은 하루를 살아간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앞으로 다가오는 순간순간들 그 자체로 하나의 삶을 위한 활동이라 생각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 순간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현재의 삶의 순간을 충실히 살아갈 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값진 순간이 될 수 있다. 일상의 변화 없어 보이는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즐기고 그 안에 있는 고유한 즐거움을 되찾아야 한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참고 견뎌야만 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대신에 모든 활동에서 즐거운 면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면 약속이 있는데 퇴근 시간 임박해서 방문하는 환자를 보는 것도 짜증 대신에 즐겁고 편안하게 응대할 수 있다.
"바쁘셨던 모양이지요? 제가 약속이 있어서 나갔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뵙게 되어 다행입니다. 오늘 우리 둘 다 일진이 좋으네요."라고 웃으며 진료를 시작한다. 이런 말은 현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부인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 순간의 즐거운 일에 집중하는 새로운 체험의 문을 열기 위해서다. 달리기를 하거나 명상을 할 때와 같은 자세를 일상의 삶으로 옮겨와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그 순간 나를 둘어싸고 있는 모은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즐기는 것이다.
같은 새소리나 물소리, 혹은 바람소리나 차소리를 듣더라도 마음 가짐에 따라 아무 느낌이 없이 그대로 다른 쪽 귀로 흘러가버릴 수도 있고, 혹은 기분 좋고 아주 멋진 소리에 놀랍기까지한 소리도 들을 수도 있다.
일상에서 겪는 모든 무덤덤하고 심지어 불쾌하기까지 한 일도 그런 하루 일상의 살아가는 활동의 순간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면 그런 순간 하나하나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절대로 손해보지 않을 멋진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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