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6-4]제26분. 법신은 상이 아니다: 어떤 모양을 지어 세상을 보지 마라
부처님의 육신의 특징을 32가지 종호(種好)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간에는 백호가 있고, 정수리는 위로 솟았으며, 귀는 길게 늘어뜨려져 있고, 목에는 세 개의 줄이 나 있으며, 팔은 무척 길어 무릎 아래까지 닿고, 손가락은 가늘고 길쭉하다는 등이다. 이런 몸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모두 부처님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점을 지적하고 계신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몸이 갖는 특징은 무엇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 깨달은 사람이라는 말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론하신 것이다. 흔히 빠지는 말의 함정, 논리의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깨달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최적 형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기생이 되어 뭇남자를 거느리고 살던, 그리고 부처님조차 유혹하러 왔던 그 연화색녀도 교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런 유녀 대중 오백명을 비구니로 만들었다. 여자가 출가하는 것도 당시 사회에서는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는데 창녀를 출가시키면 문제가 엄청난 물의를 일으킬 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비구니를 보면 모두 창녀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이 이미 순수해졌기 때문에, 또 창녀가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헛된 것을 쫒는 것이 창녀일 뿐이므로 몸뚱이에 창녀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몸이야 그대로 있지만, 이미 그들의 마음은 갖가지 번뇌를 여읜 순수무구한 청정한 비구니가 되었다. 이 때도 대중이 반대하여 일 주일이나 공양을 얻어 먹지 못했다. 그러니 무조건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법을 따라 행하시는 것이다.
이런 안목이 없었다면, 어떻게 천하바보 주리반특이나 똥꾼 니다이도 교화하시고 승려의 일원으로 받아들였겠는가? 당시의 관습과 당시 사람들의 관점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오직 상을 여읜 사람만이 이렇게 여실히 보고 근기에 따라 구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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