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말은 삶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마음 속 감정의 흐름이 아니라 살아감의 본질을 보라는 말이다.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느낌은 생각이나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아래에 깔려있는 감정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감정이 쌓여 생긴 압력으로 생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나의 감정적 앙금이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생각을 만들어내고 쌓아두고 그만큼 강화되는 것이다. 자신이 준 돈의 정당성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사람을 원망하며 떠난 어떤 기업가도 똑같다.
어렸을 적 괴로웠던 기억이나 끔찍히 후회스러워 인생 내내 감추고 싶었던 일들 중 어떤 것을 떠올려보자. 그것과 관련된 세월 모두와 그 동안 일어난 생각을 살펴보면, 그 바탕에 가라앉아 있는 괴로움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인정하면 즉시 앙금이 사라진다.
내가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기억은 감정의 분위기에 맞춰 정리되는 경향이 있다. 기억창고에 보관된 어떤 생각은 그것과 결부되어 있는 다양한 분위기를 지닌 감정에 걸맞게 구성되기 때문에 한 감정을 놓아버리면 결부된 모든 생각에서 해방될 수 있다.
유유상종처럼 생각과 감정은 서로 비슷한 것끼리 뭉치여 연합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을 뿌리로 하여 기억되고 있는 생각은 뿌리가 없음을 알게 되면 생각 자체도 존재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생각을 항복받아 놓아버리는 방법이다.
내 마음 속에서 항상 일어나는 자발적 창조성과 그것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감정적 갈등이 대립하여 긍정적 만족감을 얻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주어진 특정 상황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항복하는 것이다.
과도한 갈등과 기대에서 자유로워지면 나 자신의 본성을 그만큼 더 체험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한 긍정적인 일들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런 체험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도 최대한의 자유를 줄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마음 속의 두려움이나 불안 혹은 기대하는 바를 세상에 투사해서 덮어씌우고 거기서 벗어나려 애쓰던 일의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내 마음 속 부정한 감정과 마주하지 못하고 쌓아만 둔 감정들을 죽기 전에 겨우 끌어내는 이유다.
마음 속에 가득찬 말을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뭔지 모르지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홀가분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음 속 갈등이 심하게 끓어올라 막 고함을 지르기 직전에 갑자기 그런 감정의 뿌리가 없음을 알면 피식 웃음이 나오게 된다.
그렇게 화를 내는 나 자신의 모습이 우습고 터무니없어 보이기 때문에 웃음이 나오고 마음 속 압박이 한꺼번에 풀리게 된다. 내가 어떻게 느낄지는 내게 달린 문제다. 내가 세상에 대한 나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으면 내가 그런 감정반응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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