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새소리와 같다. 한번 마음의 소리에 사로잡히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처럼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내 생각에 빠져 헤매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체험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의자에 허리를 세우고 앉아 가만히 심호흡을 하면서 무릎 관절의 느낌에 집중하면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살펴본다. 잠시 후에 어깨에 걸친 옷이 어떤 느낌인지 집중해본다. 잠시 이런 감각에 집중하면서 등을 기댄 의자에 집중한다.
같은 방식으로 발에서 느껴지는 양말의 느낌에 집중하고, 구두의 느낌에 집중해본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 몸의 느낌에 집중한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일상의 삶이 부분적인 주의력이 아니라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산만한 활동임을 알게 된다.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주의력이 분산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통하게도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다른 일도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글을 쓰면서 텔레비젼을 보고, 메세지를 보내고 전화 통화를 하고 간식을 먹는 일을 모두 한꺼번에 하기도 한다. 마음을 챙긴다는 것은 이와 다르게 오직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다. 점심 식사를 할 권리가 있다면 그것을 즐길 권리도 있다.
글을 쓰면서 전화를 할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텔레비젼 드라마를 보면서 이메일을 읽을 필요가 없다. 드라마에 빠져들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계속해서 한 가지 일에 몰입할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일상의 삶에서 마음 편하게 한 가지 일에 완전히 몰입할 수가 있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매일의 복잡함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과도한 자극에 익숙한 나의 신경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된다.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너무 바빠서, 혹은 어떤 일에 너무 정신이 팔려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다. 점심시간에 들린 식당의 종업원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을 스칠 때마다 그 시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또 한 사람 존재함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잠시 멈춰서서 시멘트 벽들 사이 틐새에 자라고 꽃을 피우고 있는 작은 잡초와 눈을 맞추는 것이다.
멋지게 살아가는 것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것이다. 그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속으로 '내가 당신을 보고 있다. 참 눈이 예쁘네'라고 말해보자. 그러면 상대도 즉각 반응한다. 누구나 자신을 봐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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