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살아가면서 가끔 나 스스로가 가치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 마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진실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나 자신의 삶에 대해 머리는 비틀리고 편협하며, 가슴은 딱딱해진다. 나 자신이 어떤 순간의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며 나의 삶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고 고통이나 욕구를 부드럽게 감싸 안을 때 비로소 내 삶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나를 받아들인다는 말은 내 앞에 펼쳐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런 경험을 자비로 감싸 안는 것이다. 이것이 새의 두 날개처럼 상호의존적으로 작용하며, 나를 날아오르게 만들고 또한 자유롭게 한다.
나를 명확하게 본다는 것은 흔히 명상에서 말하는 '알아차림' 혹은 '마음챙김'과 같은 말로 삶의 순간순간의 경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의식적 자세다. 두려운 마음의 바탕에는 긴장되는 몸과 도망가고 싶다는 욕구를 의식하게 된다.
받아들인다는 말은 나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조절하거나 없애버리지 않으면서 지금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과 기꺼이 함께 하며 모든 조건에서 열려 있는 상태다. 그 속에서 나의 욕구와 생각은 내가 수용하고 있는 것의 일부가 된다.
나의 경험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삶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며, 이런 나의 경험적 진실을 인식하는 것이 삶을 받아들이는 고유한 특성이 된다. 내가 지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면 내 삶의 경험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
내가 살아가면서 주위에서 알아차리고 부드럽고 호의적으로 관계망을 형성하는 마음의 상태가 바로 자비다.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는 어린 아이처럼 두려움이나 넘어지는 슬픔의 감정에 저항하는 대신에 박수를 쳐주며 고통을 감싸 안는 부모의 마음이다.
지금까지의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의를 끌려는 욕구나 과자나 섹스에 대한 욕구를 비난하거나 멋대로 충족시키기보다 부드러움과 배려로 감싸 안아 나 자신의 삶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며 친해지게 만들어 삶을 완전하게 만든다.
나 자신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보고 사랑하는 자비심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복잡한 삶의 현장에서 자유스러워질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한 후 거절 당했을 때조차도 그네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나 스스로를 무가치하고 결함이 많기 때문에 버림을 받았다는 격정적인 분노와 비통한 슬픔과 수치심을 느끼는 대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그네에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면 삶의 균형과 명확성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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