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6-9]제26분. 법신은 상이 아니다: 정말 옳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의 그릇 크기만큼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거부하기 쉽다. 내가 믿거나 좋아하는 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받아들이고, 내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 거부하는 식의 삶의 방식으로는 항상 헤맬 수 밖에 없다. 어리석은 자기 관념의 벽 안에 갇혀 우물 밖의 세상 이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알지 못한다고 해서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잘 알지 못할 뿐이다. 지금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에 기가 죽으면 다음은 권위에 의해 그냥 맹목적인 복종만 있을 뿐이다. 그런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내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잘 모르는 어떤 것을 알거나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데서 온다. 유명 학자나 훌륭한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기 때문에 모두 옳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분별에서 시작된다.
소문난 악당이라고 해서 그의 언행이 모두 틀렸다고 단정하고 배척하는 태도 또한 올바른 삶의 자세가 아니다. 어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의 기준으로 삼거나 거기서 형성된 나의 관념에 휩쓸려 정신을 잃고 살아갈 때가 많다. 어떤 사람이 나을 괴롭히는 일과 내가 위험에 처한 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를 괴롭혔으니까 잘못되는 것이 당연해'하면서 나도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된다.
대세가 그렇다고 하면 무턱대고 휩쓸려서 마치 그것이 나의 생각인 것처럼 주장하는 어리석음 또한 스스로의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갖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 자신의 주관이나 이해 관계, 특히 자신이 싫어하는 것과 겹치면 심각한 왜곡이나 굴절이 일어나고, 그런 것을 오히려 당연한 일이 아니냐며 잘못된 판단을 오히려 정당화하고 항의하는 경우까지 있다.
마찬가지로 내 마음에 들거나 안들거나 관계없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세상사물은 그 때 그 자리에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사실은 어떤가"를 잘 살펴 나의 진정한 생각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듯이 별 상관이 없는 일에서도 나 자신의 호불호나 이해타산이 아니라 성인의 말이라도 '정말 옳은가?'를 다시 살펴보는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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