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6-10]제26분. 법신은 상이 아니다: 형상으로 부처를 볼 수 없다.
깨달음은 어떤 모양과 형상이 아니라 마음 씀씀이에 달려있다. '동해바다에서 보살의 위광이 나타났다'고 하는 등의 현상은 미혹해 하거나 집착할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깨달음의 근본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확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위광을 본 사람들이 과연 '마음 속의 욕심을 버렸을 것인가?'이다.
그저 신기해서 그 곳에 가서 기도를 하면 '복을 받는다'는 인식에만 빠지면 그만큼 부처님의 참 가르침과는 거리가 멀어질 뿐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깨달음을 쉽게 얻는다거나 우리 종파가 다른 종파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 우월감도 결국 세상의 이해와 욕심을 떠나려는 종교의 세계에까지 온갖 이해와 욕심을 끌고 온 결과에 불과하다.
점보는 집에 점보러 오는 사람 가운데 1순위가 군장성의 진급과 정치인의 당선, 그 다음이 사업가와 공무원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농사짓는 농부들은 무당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많이 배우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런 일에 혹할 소지가 그만큰 많다는 말이다. 결국 인간의 허영심이나 욕심과 무지는 사회적 지식과 지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각종 미신이나 신기한 현상, 신통력 등에 빠지게 만든다. 갈 길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면 과정에서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는다 하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큰 물길의 흐름을 자세히 잘 보면, 소용돌이 치기도 하고 물길이 좁아지기도 하고, 둑에 막혀 물길이 끊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흔들리는 까닭은 큰 물길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강경을 천독하면 복받는다는 등의 무의미한 행동에 집착하게 된다. 그런데 금강경의 도리를 옳게 깨우치면 작은 일에 미혹하지 않고, 아첨섞인 소리에 현혹되지 않고 상대의 형상보다 진짜 인품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이 열릴 때 비로소 아무에게도 사기당하지 않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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