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와서 주민자치위원은 반드시 한 번은 받아야 하는 주민자치아카데미 교육이 주중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2시간만 받으면 되는데, 진료시간이라 받을 수가 없다고 일단 대답을 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거나 "시간이 없어서"라거나 "가진 것이 없어서" 서로 나누거나 함께 공유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을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일상의 삶에서 가까이 있거나 가진 것이 있거나 시간이 많아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비와 사랑으로 나누고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내 마음 속에 자비심이나 사랑이 없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애꿎은 변명으로 때우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떨어지 있거나 가진 것이 없어도 뭐든 기꺼이 나눌 수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걸인들이 많았고, 집집마다 다니며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다녔다. 어머니들은 똑같이 어렵고 힘든 삶이었지만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주는 인정이 있었다. 불쌍해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힘든 세상에 함께 연대하여 힘을 살아가자는 마음이다.
요즘 말로 공동체적 사랑에서 나온 실천적 행동이다. 은혜를 베푸는 듯한 태도로는 진정한 나눔을 이룰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런 마음의 나눔에는 '내 것'과 '네 것'이라는 분별심이 존재하고 행위에 대한 반대급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바로 진정한 나눔의 마음이다. 가슴에서 나오는 사랑이어야지 머리에서 나오는 사랑의 모습이어서는 안된다. 서로 감싸주고 이해하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요즘의 개인적 갈등이나 집단적 대립도 이런 관용의 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관용이 바로 보편적인 사랑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거나 도와준다는 마음은 교만심에서 비롯된다.
함께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기쁨과 편안함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착하게 이웃을 도와가며 살아가는 것이 보편적인 사랑의 행위다. 이런 보편적인 사랑의 참 뜻을 무시하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데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랑만 기본적으로 존재한다면, 성숙한 사랑으로 발전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할 수 있다. 우리가 항상 다니는 길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그저 멍하니 스쳐지나가는 것이 길이 아님을 알게 된다.
여기 저기 내 눈에는 제멋대로 자란 잡초와 흙더미, 바람에 휘어지는 풀과 꽃들, 살랑살랑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나무들과도 친해질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마주하게 되는 마음의 여유 속에서 자비와 사랑의 행복감을 만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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