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어느 날 내가 어떤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 때가 있다. 요즘처럼 전염병이 문제가 될 때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에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일상의 일의 방식에 저항하는 나 자신을 알 수 있다.
평소 해오던 어떤 일에 회의가 들거나 회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감정을 표출하고 행동으로 옮겨 느낌을 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경험상 '그냥 그대로 두라'는 내면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그대로 둔다'는 말은 어떤 일에 대응해 일어나는 반작용인 저항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저항하지 않고 나의 감정의 흐름 자체를 계속해서 흘러가게 그대로 두는 것이다. 그러면 흐름에 저항하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나 자신의 고집을 세우는 길이다. 삶이 이루어지는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헷갈리는데다 잊지 않고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단정하지만, 그런 단정 자체가 진전하고 있다는 신호다.
'생각을 놓아버린다'는 것은 새롭거나 비밀리에 전수되는 사상이나 신념 체계도 아니며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해 나의 내면의 본성을 활용하는 일일 뿐이다. 이런 일에서 '어떻게'라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지금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을 그냥 그대로 중단하고 두고 보는 실행 그 자체가 중요하다. 모든 생각은 '나'라는 존재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 상황을 분석하고 나름대로 저항하는 일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내가 경험하지 못하게 마음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다. 그런 생각을 그만두고 행동하여 실제로 벌어지는 바를 느끼기 시작하면 꼬리를 물고 일어나던 나의 생각을 웃어넘기게 된다.
생각은 나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 내가 만들어내는 '작용-반작용'법칙의 모조품이다. 실상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환상일 뿐이다. 생각을 좇으면 좇을수록 계속해서 생각에 빠져드는 이유다. 진정한 나는 생각과 생각 사이의 공간, 생각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나는 항상 처음 생각이 출발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음을 살다보면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나는 바다이며 나의 생각은 표면에서 일어나는 파도와 같다. 나는 어항이며 생각은 어항 속의 물고기일 뿐이다.
내가 하던 일에 몰입하던 경험이 있다. 그럴 때는 시간의 흐름조차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마음은 고요하고 아무 저항이나 노력없이도 그 순간에 하고 있던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며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그럴 때 생각은 필요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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