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부류의 좋은 사람이 있다. 나 자신도, 재산도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마음이 따뜻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람과 자신의 일상만이 삶의 중심이며 다른 모든 문제들은 모두 뒷전으로 미루는 재능 있고 명민하고 독창적이며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다.
두 부류의 사람 모두 자질은 '좋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는다. 좋은 사람이나 좋은 사회적 인간의 전형인 사람이나 사회와 문화를 더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나 모두 좋은 자질의 존재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 뜻은 전혀 다르다.
주위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좋은 자질은 자비심이라 할 수 있고, 사회와 문화를 창달하는 좋은 자질은 탁월성의 의미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중 한 자질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다른 자질이 대부분 턱없이 부족하다.
예술가에게는 복지사와 같은 가슴 따뜻한 자질이 부족하고, 복지사에게는 예술가와 같은 독창적인 천재들이 극적으로 드러내는 좋은 자질이나 인간적 가치가 많이 부족할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의 전형이지만, 두 사람의 자질은 전혀 다르다.
고대 철학자들이 인간적인 좋은 자질을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개인적인 탁월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사람에 자비로운 사람보다는 위대하거나 공명정대한 영웅적인 업적을 이룬 개인적으로 탁월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에게 개인적 탁월성은 지혜로 특징지을 수 있는 어떤 정신이나 용기였을 뿐이며 자비로움과 같은 따뜻한 가슴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인간적 좋은 자질은 기독교 정신의 확산으로 사실상 소멸되었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좋은 자질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그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로 정의되었다. 온순하고 가난한 사람, 탄압받는 사람, 그야말로 세상의 소금인 사람들이 좋은 인간으로 추대되었다.
이런 세상의 소금의 의미는 사회적 성취가 아니라 개인적 성취와 식견, 그리고 창조력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말과 뚜렷이 반대된다. 요즘의 좋은 인간적 자질은 종교에서 권장하는 의미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의 좋은 자질을 자비심과 동일시하지만, 원래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불길 속에 갇히거나 괴한에게 인질로 잡히거나 적군에게 포로로 잡힌 시민이나 전우를 구하고 자신은 전사한 소방관이나 경찰관이나 군인들을 힘과 용기를 가진 진정 훌륭한 사람이라 하는 것이 바로 개인적인 탁월성이나 우월성과 같은 의미이다.
이처럼 좋은 자질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가르려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 '좋다'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두 상황이나 개념을 표현하지만 어느 쪽으로 쓰여도 모두 맞다.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는가, 아니면 개인의 탁월성을 의미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가치의 문제라는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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