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24일자(주말본) 조선일보 16면에 "SUNDAY가 만난 사람, 7년간'성경번역교감'마친 신복룡교수"님의 인터뷰 기사의 제목인 "부자 천국행 비유한 '바늘귀 통과' 낙타 아닌 갈대가 맞다"는 기사가 눈길을 잡아 끌었다. 평소에 내가 한번씩 성경을 훑어볼 때마다 이상하게 여기던 귀절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본인도 천주교 신자인 신교수님은 평소 자신이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꼈던 성경귀절들의 잘잘못을 가려 내기 위해 우리나라에 신,구 기독교계에서 읽히고 있는 우리말 성경책 25종을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신학대학 합동 번역본(1979년)을 주요 텍스트로 하여 번역 내용들을 비교하여 서로의 다름과 틀림을 대조하여 최선의 번역본을 찾으려 했다고 한다.
미태복음 19장 24절의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빠져나가기보다 어렵다."는 구절은 당시의 파필루스 줄기로 된 종이에 필사된 히브리어 판본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잘못 읽혀(글자의 알파벳 순서가 바뀌며) 갈대나 막대기의 뜻글자에서 낙타 뜻 글자로 바뀌게 되었으며, 비유나 상징으로 보더라도 낙타보다는 갈대가 더 적절하다고 하셨다.
또 신약 요한복음 8장에서 간음하다 잡혀 돌에 맞아 죽게 된 여인 앞에서 예수께서 "너희 중 죄가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기록은 아예 히브리어 원전이나 헬라어 번역본에는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후대의 어떤 신학자가 이 부분을 써넣은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나 같은 비기독교인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식 장애인이나 어린이, 여성 등 성소수자와 이주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고 무시, 또는 멸시하는 듯한 발언이 '정치적 올바름'인 양 정치적으로 도구화되는 문제로 변질되기도 하는 이유다. 국민의 적인 발언이 국민을 위한 국민적인 발언으로 돌리도록 하는 것이다.
21세기 정보 기술산업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성경대로, 석가모니 부처님 말씀인 불경대로 살아갈 수는 없으며, 그러기도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는 세상입니다. 맞습니다. 그래도 그런 성경이나 불경의 기본적인 가치를 해석하고 수용하며 적용하려 노력하는 삶을 살아갈 수는 있으며, 꼭 그래야만 우리 사회와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오히려 신부님, 목사님 같은 신구기독교계 전문 종교인들과 승려 같은 불교계 전문 종교인들의 순혈주의적 무책임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신자나 신도들이 종교적 수행을 하거나 행위를 하면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식이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사고와 행동 방식이 지난 20세기 대량생산 기계화 산업 시기의 정신적 인식 체계 수준에 매몰되어 21세기 정보 기술 산업사회 현실에 대한 디지털 의식이 부족한 것이나 유사하다.
내가 가족들에게 보내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해설을 쓰거나 생각할 때마다 항상 떠나지 않는 마음 속 갈등이 그런 것이다. 정치인들처럼 일반 국민들의 일상의 삶의 현장을 피부로 이해하지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인지하는 수준에 머물며, 오히려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불교적 하심의 마음, 즉 연민과 배려, 그리고 용서의 마음가짐이 옅어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오늘 성탄절을 맞아 용기 있는 전문과도 아닌 종교적 기본 원리에 7년의 세월을 쏟아부은 어떤 훌륭한 한 분 교수님의 실천 행동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몇 일 남지 않은 한 해를 정리하면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새로 시작할 것은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종교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우리 현실의 고통을 이기고 극복하고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현실은 자칫 우리가 종교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 아닐까 걱정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성탄절 축복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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