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오다 보면 모든 상황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 반대일 때도 있다. 인간관계도 똑같다. 부모와 자식 관계도 어떤 원인으로 서로 보지 않고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가 보고 싶어 집앞까지 가지만 차마 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선다.
이처럼 자기가 먼저 다가가면 진다는 생각이 앞서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처음부터 관계가 나빴던 것이 아니다. 하나 둘 갈등들이 쌓이기 전에 관계가 좋았다면 부모든 자식이든 상대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
적어도 그래서는 관계 회복이 어렵다. 처음부터 관계가 나빴던 것이 아니라 갈등 전까지는 사이가 좋았다면, 젊은 사람보다 나이든 사람이, 상대보다 자신이 먼저 행동하면 적어도 관계는 변하게 된다.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그저 지금의 교착상태에서 변하기만 바랄 뿐이다. 서로 떨어져 있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자주 만나는 시간이나 기회가 많아지면 그것에 비래해서 서로 다시 부딪히는 횟수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관계가 악화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사이가 이전보다 더 좋아지기도 한다. 어떤 관계든 좋거나 나쁜 쪽의 이분법적으로만 쏠릴 수는 없는 법이다. 부딪히지 않으면 나빠지지 않는 대신 좋아질 수도 없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유형을 정하는 것은 '실제의'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에 달려 있으며, 다정하게 대하려는 결심만 있다면 관계 개선도 가능하다. 어제까지의 어둡고 단절되었던 과거는 분리하고, 지금 여기서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다.
나쁜 과거는 묻어두고, 현재 지금 여기서부터는 좋은 관계로 지내는 일이다. 부모나 형제간의 문제는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오래도록 긴밀하게 이어온 관계이므로 틀어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도 한 때는 가족이었지 않나. 누구든 어느 한쪽이 자신도 마찬가지로 늙어가고 있으며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진실을 인지하고, 부모나 자식, 누이나 형제 등 가족의 입장에서 상대를 생각하며 어느 한쪽이 지금까지의 관계를 재설정하면 된다.
지나간 과거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의 상황변화와 상관 없이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대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에 주목하기 쉽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하는 관점을 깨닫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우울할 때는 한번씩 그 속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롤러코스터처럼 큰 낙차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 그대로 추락하는 기분을 억지로 끌어당기면 오히려 균형과 반동적 유연성을 잃고 바닥에서 멈춰버리는 일도 생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답고 시워한 목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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