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안의 캄캄한 어둠이 있기 때문에 어둠 속을 통과한 빛이 화면에 반사되어 영상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감이라는 화면돌도 무지라는 어둠 속을 통과하여 현실이라는 화면에 반사된 '나'의 빛에 의해서만 인지될 수 있다.
현실감은 깊이 잠들었을 때처럼 완전한 무지의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깨달음이나 열반 같은 완전한 참나의 빛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의식이 반사됭 나온 '나'라는 느낌이 나의 정체성을 만들고, 그를 통해 현실감의 대상이 창조된다.
사람들은 흔히 육신이 죽으면 나의 개인적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고, 새로운 몸을 받아 환생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이론들은 개체적 자아나 영혼이 실재한다는 그릇된 가정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이런 환상을 꿰뚫어 보고 나면 모든 사후 이론들의 상부 구조가 붕괴되고, 태어남이나 죽음 또한 없으며 천국이나 지옥도 당연히 없으므로 환생 또한 없어진다. 만약 개체적 자아가 실재한다고 믿으면 그 상상의 자아가 죽은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결국 그런 자아들이 새로운 몸과 삶을 받아 자기와 동일시하게 되고, 또한 자신이 육체라고 여기는 마음 속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과정이 지속되게 된다. 스스로를 어떤 한계에 가두는 이런 이론들을 극복하기만 하면 신체 동일시가 멈추게 된다.
그 결과 죽음과 환생에 대한 모든 이론들이 더 이상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거나 먹히지 않게 된다. 환생이란 무지가 있는 한에서만 존재한다. 실제로는 환생이란 있을 수 없으며, 이전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현생은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잘못된 앎 때문에 삶이 괴로운데, 왜 더 많은 지식을 앎으로써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더 많은 고통을 받으려 할까? 지고한 참나의 자리에서 보면 이 세상은 거울에 비친 신기루 같은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환상은, 육체를 '나'라고 여기는 자아의 잘못된 지식, 즉 무지에 불과하다. 마음이 자기 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태어나면 죽게 되고, 죽으면 또 태어날 것이다. 그런 마음들이 죽어버리면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무지한 사람들은 '나'를 망각하고 육체를 '나'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셀 수 없이 태어나고 죽는 일을 반복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나'를 알고 스스로가 '참나'를 깨달으면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무엇이었는지 모르면서 죽은 후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탄생과 환생은 육체에 관한 의식의 변화이다. 내가 지금의 참나를 육체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동일시이다. 육체가 태어났으므로 언젠가 다시 죽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육체와 관련된 현상들을 '나'와 동일시함으로써 혼동하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수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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