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5.02.26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 무력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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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모두가 느끼듯이 지금까지 몸에 밴 생각과 관점, 그리고 실천에 따라 좌우된다. 애완견들이 모든 결정을 자신의 개목에 걸려있는 목줄의 이끌림에 따르듯이 처럼, 지금까지 익혀온 습관에 따라 운동장에 나가면 트랙을 반복적으로 돌고 또 돌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그 안에는 존엄이나 품위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들의 목에 걸려있는 목줄을 끊어 내기가 쉽지 않지만, 그런 노력만큼은 최선을 다할 만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누구나 조금만 노력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가족들과 처음에는 뭐든 무조건 많이 전해주려 이야기들을 많이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닫고 그저 열린 마음으로 차분히 바라보며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제야 처음으로 가족들의 개인적 마음 속 어둠을 보게 된다.

외로움과 곤궁함, 절망감과 무력감, 그런 부정적 감정들의 무게감 앞에서 종종 그런 상황 자체를 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사이 내 가슴을 울리던 상대의 따뜻한 눈길과 온기 때문에 내가 한 뼘 더 자랐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삶의 무게에 치여 울고 있던 사람들도 이제 고마움으로 울게 된다. 누군가 마침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준 때문이다. 그런 관심을 느껴본 것이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고마워하기도 한다.

사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현장인 만큼, 가능한 한 그들을 도와주고, 그런 일 자체에 무한한 보상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시간 날 때마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환상적인 자연 세상의 구석들을 구경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산이 좋았다. 사는 곳이 산골이었던 탓도 있지만, 산 속에 있으면 마치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웠으며, 그런 산능선을 오르는 나를 마냥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요즘 영남 알프스로 잘 알려진 나의 고향은 남쪽으로만 트여 있을 뿐 좌우와 뒤쪽은 고헌산, 가지산, 간월산 등을 잇는 능선들로 둘어싸여 있었다. 자랄수록 날씨와 신체, 음식과 물, 그리고 휴식 등으로 단순화되었다.

산에만 가면 지구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전 여행과 밤에는 어떤 집 헛간에서 자면서도 산속 어르신들의 격려성 칭찬 몇 마디에 온 세상을 얻은 듯 무한한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 집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삶은 힘든 여정이고, 이것은 나이나 성별, 지역이나 학벌에 상관이 없다. 누구나 극도로 외롭고 무기력하고 소외되고 오해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시기도 있었다. 폭풍이 몰아칠 때는 붙잡을 만한 것을 찾아내서 내 자신을 거기에 붙들어 매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었을 수도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수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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