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강가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어쩌다 보면 정신을 따라오지 않고 몸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가 있다. 점심 식사 후 운동을 할 때는 가끔 남은 시간만 보면서 급하게 발걸음만 옮길 때 스스로 놀라게 되는 것이 그렇다.
아침 운동을 할 때는 어제의 일이나 오늘 할 일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며, 점심 시간에는 오전에 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오후 운동 시간에는 낮에 했던 일이나 잊어 버리고 있던 사회적 책무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일에 정신이 사로잡혀 주변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주변의 소리나 풍경을 보고 듣지도 못한다면 그것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런 시간과 그렇지 않는 시간들이 수시로 바뀌고 혼재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밖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이내 다시 주변의 상황을 보고 듣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길 밖의 일에만 몰두할 것이라면 굳이 바깥으로 나갈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운동 시간에도 역시 풍경의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것들에 감탄하게 된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인간적 성품이나 도덕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사회적 성격에 대해 생각하거나 사회 문화들이 우리 삶이나 인성에 미치는 이기적 타락성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나 일들은 그때 그때 즉시 기록해두지 않으면 금방 주위 환경이 변하면서 사라지고 만다. 매번 흥미롭고도 사소하지만 반짝 떠오른 영감들이 금방 다시 왔던 곳으로 사라지고 만다. 그만큼 철저하게 나 자신이 되는 시간인 이유다.
그래서 혼자 야외에서 달리거나 걸으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는 이유이고, 계속 나가게 되는 동기적 바탕을 이루고 있다. 야외 운동은 나에게 활기를 회복시키고, 정신을 일깨워주는 일이며, 그런 신체적 정신적 움직임이 없다면 삶이 의미가 없어진다.
내 마음 속 삶의 의지가 활동을 시작하려면 내 몸이 우선 움직여주어야 한다. 도시든 강가든 산이든, 심지어 아파트 속 계단이라도 하늘이 보이고 발을 닿을 변화의 조짐들과 공기의 흐름이 있다면 내 마음 속 이성이나 생각도 비로소 활동하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든 뒤로 가던 달리거나 걷다보면 멋진 풍경과 아름다운 바람이나 물, 새, 사람, 동물 등 자연의 소리들도 눈과 귀와 피부를 자극하고, 상쾌한 모습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게 되고, 입맛도 정신적 열정도 살아나면서 건강해지게 된다.
나를 얽매고 있는 사회적 굴레 속에서 느끼는 나 자신의 한계성에서 떨어져 나와 있다는 자체가 내 영혼과 정신적 해방감을 만끽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주며, 영감이나 대담한 결의적 생각들도 가능하게 해준다.
아무런 두려움이나 걱정 없이 나를 우주, 혹은 사회라는 거대한 존재 속으로 밀어넣은 채 내 상상에 맞게 존재의 모든 것을 선택하고 분류하고 정리하여 내 마음대로 활용하게 만든다. 마음 가는 대로 자연을 즐기면서 마음이 만나는 대상에 따라 대응한다.
'자극과 반응'이라는 일차적 삶의 법칙들의 살아있는 현장이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내 마음이 안도하고,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방향으로 해보기도 하고, 같이 하나가 되기도 하면서 매혹적인 삶의 이미지 감각에 취하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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