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젊을 때는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내 편한 대로 보고 판단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면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픔이 있는 곳에, 상처가 있는 곳에 시선을 유지하게 된다. 그 곳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피하지 않고 지금 나를 괴롭히고 있는 상처를 직접 눈으로 바라볼 때, 인생살이에서 느끼는 나의 현실적 취약성에서 유연해질 수 있다. 삶을 살아가는 나의 사회적 관심에 지혜와 자비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괴로움의 시간을 마주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심오한 영적 통찰과 마음을 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살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를 맞을 때가 있다.
내 삶의 바탕을 이루던 모든 믿음이 마음의 의지처에서 떨어져 나가고 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이해했던 길이 이제는 전혀 쓸모가 없어지고 오로지 폭풍치는 광야에 나 홀로 떨어져 나와 길을 찾으려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그런 폭풍이 잦아들면 내 삶은 놀랍도록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이 자나면서 지난 삶의 경험들이 헛되지 않았으며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배신하는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창으로 이용하게 된다.
자연적인 있는 그대로의 삶의 공격에 직면해서 나의 습관적 방어전략이 무너지고, 나는 인생의 바닥을 치고 다시 극심한 고통과 함께 살아왔던 무가치성이 드러난다. 완벽하지 않고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는 두려움이 나를 감싸게 된다.
날 것 그대로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나의 의식의 바탕에 깔려 있었고, 내가 가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기간 많은 순간들을 희생하게 되었다. 동물원의 우리 속에 갇힌 사자처럼 나를 온전하게 살지 못하게 하는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혀 살고 있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불완전성에 대한 모든 느낌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함으로써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나 자신을 스스로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를 아프게 하는 곳에 관심을 가지며 내 삶을 신뢰하게 되었다.
나의 의식에 반해서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현재의 안정된 삶을 거스러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다. 때로는 체념이나 방종 같은 나쁜 행동으로 비치거나 보여질 수도 있다. 전혀 내 책임감을 무시하거나 세상에 둔감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변화와 성장의 동기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나쁜 습관들과 이별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수용할 수 있을 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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