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법앞에 평등하다"고 한다. 우리 나라 헌번 11조에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말은 다른 말로 법과 제도의 억압적 본질을 나타내고 있다. 인간 속에 있는 자연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분재가들이 나무 가지에 철사를 감아 이리저리 사방으로 부딪치고 상하 전후좌우로 휘고 구부러뜨리는 것과 같다.
훌륭한 사회제도일수록 인간 개개인을 가장 부자연스럽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절대적 존재감을 빼앗아 상대적 존재로 만들어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 몰입시킬 수 있게 강제로 변형시켜 버린다. 이것을 통해 개인들에게 보상으로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 준다고 여긴다.
우리 헌법에도 사회적 특수계급 제도는 인정되지 않고 만들 수도 없으며, 훈장 등의 영전은 받은 사람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여기에 따르지 않는다. 국민은 스스로를 한 개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체의 일부가 되며, 그런 존재로 의식하게 된다.
그래도 현실 생활에서는 지역, 종교, 학력 등과 함께 남녀차별은 주로 직장에서 채용 기피와 부당 해고 우려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들의 군의무 복무처럼 애당초 법적 제도적인 남녀차별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헌법 제39조에서 모든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는 군대에 병역법에서는 여성을 제외한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평등의 개념은 국가가 존재하기 아주 이전의 원시사회에서부터 인간이 공동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인간은 원래가 외적, 내적으로 동물들에 비해 힘이나 감각능력에 있어 너무 약하다.
힘으로만 평가하면 인류의 조상들이 약육강식의 자연세상에서 생존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동과 분업에 기초한 공동생활 약식을 찾았고 그를 체계화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 결과가 바로 법과 제도였을 것이다.
내적으로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복장한 내면의 존재인 다수 인간들이 사회적 유대를 맺고 살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갈등과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법과 제도는 인간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 왔다.
동물과 달리 이성과 도덕에 기초하여 인식하고 행동하는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인격체로서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에 관계없이 차별적인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오늘날 평등은 부처님이나 신 같은 절대자 앞에서의 평등처럼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법을 제정하고 적용함에 있어 정당한 근거가 없는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상대적 평등을 의미한다.
병역법은 남녀라는 성별을 기준으로 않는 차별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그런 차별대우가 바로 평등권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평등권이 침해되는 경우는 침해되는 그러한 차별에 정당성을 찾을 수 없을 때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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