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함은 감동을 주고 겸손함은 서로의 사이를 가깝게 만든다. 옛 말에 "기꺼이 머리를 숙일 줄 알면 낮은 문턱에 부딪히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내 삶은 멀리 내다볼수록 세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산에 나무를 남겨두면 땔 나무 걱정은 없다는 말처럼 한 번 참을 수록 기회는 더욱더 많아지는 것이 인생살이다. 중동의 진리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한다면 서로를 해치게 되는 소모전 밖에 남지 않게 되고,결국은 나 자신을 해치게 된다.
예전의 고사를 읽다 보면 영웅 호걸은 모두가 매우 힘이 세거나 용감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시대의 세상 돌아가는 형세를 잘 알아 불리한 상황에서는 기꺼이 굽힐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삶의 진정한 진리는 허리를 굽힐 때는 제대로 굽힐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상황이 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 아무리 기를 써도 당장은 이기기 힘들다. 그만큼 몰려오는 물결은 거슬러 올라가기 힘들다는 말이다. 참고 기다리며 때가 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기꺼이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인생이란 마라톤 대회에서 더 이상 달려가기 힘든 불리한 환경에 처했을 때 혈기를 자랑하거나 그만두느니 죽겠다는 허튼 생각으로 스스로를 상하게 만드는 고집을 피우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다음을 기약하고 눈앞의 손해쯤은 가볍게 받아들이고 기꺼이 레이스를 그만둘 줄 알아야 한다. 따지고 보면 세상살이나 인간관계에서 특별히 지켜야 할 원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지나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반듯하거나 유연하지 못해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사람은 행동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딱딱하기만 하고 휠 줄 모르는 쇠는 좋은 쇠가 아니라는 말처럼 세상살이는 지름길도 있지만 멀리 돌아 힘들게 모서리를 지나야 할 때도 있다.
살아가기가 빡빡하다고 생각할수록 뭐든 가로질러 편하고 빠르게 가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정당당하게 살아가라고 한다. 인생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산에 가서 능선에 올라서면 엔간하면 기존의 길을 버리고 그냥 그대로 능선만을 따라 가는 경우들이 많다. 바위나 절벽 등 온갖 어려움이 닥치고 그것을 삶의 축소판이라 생각하고 그냥 묵묵히 해결하려 노력한다.
현실 세상에서도 원칙을 지켜 굳이 직선으로만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라 소위 말하는 빽을 이용하여 쉽게 편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진정한 삶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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