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항상 거울처럼 텅 비어 있다. 그러면서도 세상 어떤 것보다도 뛰어나고 자유롭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전혀 흔적도 없는 완전히 빈 상태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모순되고 불합리한 일들 투성이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어도 마음은 비어 있으면서도 밝은 평정한 심리 상태를 유지해야 외부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사회적 신분에는 상하와 귀천이 있지만, 그것은 외적인 필요성들이 서로 결함한 결과이므로 때가 되면 없어지개 마련이다.
현실적으로는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명상에서 말하는 허상, 즉 구체적으로 '이것이다'라는 형상이 없다는 말이다.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면 관료적 힘에 길을 잃은 그저 관리일 뿐 사람이 되지 못한다.
일만 하고 사람이 되지 못해서야 어디 쓰겠는가? 사람은 사회적 조건 속에서 생활함으로 반드시 사회적 신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 신분은 사회의 평가를 통해 지위의 위아래와 중요하고 그렇지 않는 차별과 분별이 생겨나게 된다.
사회적 계급이나 지위고하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므로 필요성이 없어지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사회라는 없어질 수 없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그러므로 형상이 없다는 말이다.
소위 관료들이 말하는 "파리 목숨'과 같아 언제 직제가 사라질지 모른다. 어떤 지위에 오르면 그에 따른 권력이 생긴다. 그런 이치를 알지 못하면 권력의 힘이라는 단맛만 알 뿐 그 지위가 왜 필요하고 자신이 왜 거기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폐쇄된 북한정권처럼 권력에 취해서는 권력만 있을 뿐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 권력자가 되면서도 사람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 자체가 권력으로 변해버릴 뿐이다. 스스로 권력의 맛에 빠지게 되면 권력이 될 뿐 완전히 인간인 자신을 잃어버린다.
잘 나가다가 생각지도 못한 좌절을 겪은 관리가 신분의 추락과 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심리적 감당을 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일방적인 권력을 휘두르던 가장들이 은퇴 후에 보이는 괴상한 행동도 이와 비슷하다.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행위와 흔적은 어떤 상황의 필요에 의해 거울에 비치는 형상처럼 일시적인 것일 뿐 여전히 없는 것이다. 세상살이에서 수많은 변화를 겪고 거기에 대응하면서도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여 세상변화에 휩쓸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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