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멋진 놀이 중에 하나가 상상이다. 남여노소 누구나 그런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만약에'라고 가정하고 사실에 반하는 질문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선후배나 선후임간에 역할 바꾸기 게임이다.
만약에 내가 도시의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유명대학에 들어갔다면 지금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재벌들 자녀들의 모임인 무슨 왕자니 공주니하는 모임 회원이었다면 지금 어떤 위치에 있을까? 또 어떤 새로운 기회가 내 인생에 있었을까?
또는 운동 신경이 뛰어나게 좋았거나 글쓰는 솜씨가 독보적이었다면? 도시의 다정다감한 부모들을 만났다면? 유명인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등등 무궁무진한 놀이 제목들을 생각하고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상 놀이는 오래 계속하지 못한다. 왜냐 하면 이런 놀이가 내 삶에 별로 보탬이 되거나 의미를 전해주거나 가치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유명 대학에 입학했다면 현재의 내가 아닌 다름 누군가가 되었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를 여기 이 자리에 있게 만든 것은 내가 직접 고민하고 행동했던 경험의 결과다. 내가 조금 더 건강하고 운동을 잘했더라면 당연히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이 되었으면 지금의 의식도 달라 지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아다.
몸과 의식은 하나다. 건강한 몸이었다면 나의 체험과 의식도 다르게 바꾸어놓았을 것이고, 그것은 현재의 내가 아니며, 현재의 나의 머리로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예술가와 문학가들이 해야 할 일이다.
내가 과거에 특정 시공간에 특정 유전자를 가진 특정한 존재로 있었기에 특정 경험을 하면서 지금 현재라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툭정한 몸으로 존재하는 나 자신으로 만들어 온 모든 것이라는 말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마음 속 집착을 무엇이든 모두 버려야 항상 현실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이유일 것이다. 내가 나를 개별적이고 독립된 누구라고 생각하고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로 인식함으로써 생명 유지의 두려움에 빠지는 것이다.
내가 분리되고 고립된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고 피아식별을 멈출 때 모든 것이 하나의 생명 과정, 즉 시작과 끝이 없는 과정임을 깨닫고 잘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없어지고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아이들에게는 따뜻하게 웃어주고, 환자들에게는 생명을 구해주는 일까지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의 삶이 내 삶이기도 하다. 내 삶의 그의 삶 속에 있고, 그의 삶이 내 삶 속에 있다. 서로 연관되어 다시 태어나 서로에게서 존재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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