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27-7]제27분. 끊어짐도 없고 사라짐도 없다: 생각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경을 공부하는 것은 세상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살펴보고 잘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모든 것이 허망하고 존재하기 않고 언젠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부정적인 마음에 사로잡혀 있다면 인생이 행복해질까? 무조건 세상에는 존재하는 것이 없다거나 애써 성취할 가치가 없는 병에 빠져있으면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 아니고 '없다 병'이 든 것이다. 이것을 단멸상이라 한다.
부처님의 말씀은 어느 곳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하는 것, 즉 유(有)에도 무(無)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중생이 지나치게 유에 집착하므로 무를 말하시고, 또한 무에 집착하면 유를 말하시는 것이 부처님의 논법이다.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면, 세상의 진실은 그럼 뭘까?
세상은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여기 들꽃이 눈에 보이지만, 정말 꽃이 있는 것인가? 꽃이란 무엇인가? 여러 원소의 집합일까? 꽃이란 그냥 눈에 보이는 하나의 형상이다. 물, 산소, 빛, 원자 등등의 물질의 물리적 집합이다. 꽃이라는 명칭만 있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모든 원소가 모여서 그러한 현상이 비쳐지는 것을 꽃이라 하지만, 그것은 꽃이라는 명칭만 있을 뿐 꽃의 진실된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존재 그 자체'라고 하면 맞을까? 그러면 세상의 진실은 유일까? 무일까? 무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설사 꽃의 실체는 아니라고, 그래서 없다고 하지만 분명 눈에 무엇인가 보여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면 세상의 진실은 무일까? 유일까? 有도 아니고 無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도(道)라고 부르는 어떤 것이다. 도는 유인가? 무인가? 그것은 有도 아니고 無도 아니다. 그럼 뭔가? 유 아니면 무에 대한 것만 표현하는 말이라는 수단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유나 무라는 것은 전부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생각은 진실을 모두 담지 못하기 때문에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생각도 붙힐 수 없는 것이 진실이다. 생각에는 한계가 있다. 생각하지 마라.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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