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비록 무덥고 땀이 비오듯 흐를지라도 출발할 때의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 가는 내내 넘쳐난다.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푸른 녹음이 출렁거리는 공원의 나무와 풀들은 한 여름의 하늘과 땅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넘치는 젊음처럼 격정의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오늘 같이 좋은 날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니 이 이상 더 좋을 일리 어디 있을 것인가. 몇 일 전의 비로 물기 가득 머금은 대지와 윤기나는 잎에서 여름의 싱싱함과 풍성함을 아낌없이 느끼게 된다.
한 여름 오후 저녁 나절 저녁 해가 넘어가는 한강의 석양의 장관을 한남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즐거움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이런 화려하고 아름다운 생애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생명있는 풀과 꽃들의 향기로운 냄새를 킁킁거리며 물 속 고기들이 미처 얼굴을 닦지도 못한 채 물위로 뛰어 오르고, 그 놈들을 노리는 오리와 왜가리들의 눈길이 붉게 상기된 채 강한 물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물 또한 그 모든 상황들을 환영한다.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식사와 한 잔 술로 하루의 피로을 싹쓸어 날려버리고 돌아오는 길 또한 풍요로움으로 가득한 행복의 연장선이다. 세상이 온통 나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다.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자연이다.
한 겨울 추위를 참고 견디며 봄에 작은 새싹으로 시작한 잎의 여정이 지금 가장 깊은 녹색의 풍요로움을 뽐내는 것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을의 결실을 통해 또 다른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나와 같은 힘든 여정이란 사실을 떠올리며 가슴이 서늘해진다.
여름철 나뭇잎이 녹색인 것은 잎에 있는 엽록소로 광합성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조금 지나 가을이 되면 더 이상 엽록소가 만들어지지 않고 기존에 있던 엽록소까지 파괴되면서 지금은 보이지 않는 노랑이나 빨강색의 잎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가을에는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모든 영양소들이 줄기가 뿌리로 이동해 가면서 빈 집만 남은 것이 가을단풍이라는 말이다. 그런 힘든 생존의 노력을 보고 우리가 이쁘다느니 아름답다고 하는 것는 조금 미안한 일이다.
모임에서 만나는 좋은 사람들도 그렇다 겉에 드러난 화려한 색에 취하는 데서 멈춰서지 않고 그 사람의 내면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슬픔이나 두려움까지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어야 진정한 인간관계라 만들어질 것이다. 웃고 있다고 좋은 일만 있다고 오해하지 말자.
멋진 삶의 태도는 매사에 침착한 모습이다. 침착함은 내가 가진 재능과 훈련하고 준비한 내용들을 세상에 차분하게 보여주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과 주위의 시선을 즐기는 것이다. 결국 내 삶을 자신있게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