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8-2]제28분. 받지도 않고 탐내지도 않는다: 내가 없음을 깨달으면 인욕이 가능하다.
'나다'라고 할 것이 없음을 깨달아버리면 복을 받지 않는다. 보살이 항상 복을 짓기는 하지만 우리 중생과 달라 자신이 짓는 그 복덕의 과보에 집착하거나 탐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는, 즉 무엇인가 기대하는 마음이나 바라는 마음이 없이 다만 필요에 의해 행하는 것이 선행의 모습으로 나타날 뿐이라는 말씀이다.
원래가 보살이 행하는 선행을 이런 모습으로 이루어진다. 바라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과보에 얽매이지도 않으며, 인연의 고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오는 과보도 받지 않는다. 자신에게 오는 그 어떤 복덕일지라도 모두 중생에게 돌리고 자신의 역할이 필요한 곳이라면 지옥으로 찾아가는 사람이 바로 보살이다. 예를 들어 관세음보살이 일체의 괴로움으로부터 중생을 구하려는 마음과 행동도 어떤 복덕이나 칭송을 받으려는 것이 결코 아니라 그냥 필요하기 때문에 기꺼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보살이다.
중생들의 마음이 아플 때 보살은 중생의 아픔 그대로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그런 고통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실천을 할 뿐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 뿐, 어떤 기대할 과보나 내세울 자랑꺼리가 아무 것도 없다.부모가 자식의 젖거나 마른 자리 가리지 않고, 아플 때는 밤잠을 설치면서 돌보면서 자식이 어서 빨리 건강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것이나 똑같은 이치다. 자식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기를 기대하며 돌보는 부모는 없다.
금강경에서 강조하고 강조하는 상(相)은 모양이다. 마음에서 한 생각이라도 일어나면 그것이 바로 상이다. 진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 말이 없어야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란 모두 마음이 만든 허망한 의미인데, 어찌 말로서 진실을 보이려고 하겠나? 말 자체가 진실이 아닌 표현인데 어찌 표현으로 진실을 보일 수 있겠나? 그래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생각이라도 일어나면 모두 허망한 꿈이 일어난 것이고, 이것이 금강경의 상이고, 그 핵심에는 무상(無相)이 있다. 이것이 바로 무아(無我), 내가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무상을 체득하면 저절로 무아도 체득하게 된다는 말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먼저 사물의 이치를 설명하고 깨닫게 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알지 말고 깨달아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것, 체득하여 그 진리를 사실로 믿고 저절로 실천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바로 인욕의 경지로 들어설 수 있게 된다. 해야 한다고 하니까 강제로 혹은 억지고 참거나 누르면 안된다. 어딘가 한쪽에 그 흔적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없음을 체득하면 저절로 당연하게 참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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