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8-1]제28분. 받지도 않고 탐내지도 않는다:나라는 상은 없다.
일체법에 '내가 없음'을 알아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이의 공덕보다 뛰어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본래 세상에 내 것이라 할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확연히 깨달으면 이미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불생불멸의 무생법(無生法)을 체득한 것이다.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하러 신하들을 전 세계로 보낼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런 상태를 무생법을 인가한다고 해서 '무생법인(無生法認)'이라 하고, 이런 무생법인을 성취한 보살의 공덕이 무수히 많은 세상을 칠보로 장식하는 보시의 공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인욕이 가장 수승, 뛰어나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금강경의 진리 한 구절을 읽거나 간직한 사람의 복이 위대하고 뛰어나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인욕이 그 어떤 복보다도 뛰어난 복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진정한 인욕은 나(我)가 없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누구나 말로는 쉽게 나처럼 부처님 말씀을 이야기하지만, 참으로 인욕이 되어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욕이 된다'는 말은 곧 무아를 마음 깊은 곳에서 체득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부처님 말씀이나 선사의 말은 체득함이 중요하지 그냥 머리로 외워 아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아무리 공덕을 쌓고 금강경을 거꾸로 외우고, 금은 보화로 복을 지어도 내가 없음을 알고 인욕을 실천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씀만큼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가르침은 없다. 부처님은 아는 바를 실천하라고 하지 않으신다. 먼저 나 자신이 없음, 즉 무아를 알라고 하신다. 나는 없다! 그러면 무엇이 나인가? 온갖 자연의 요소들이 모여 내 몸이 되었는데 그것은 너가 아니다. 자연이다.
그럼 진정 나만의 나는 어디에 있나? 무엇을 내 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지식들이 모여서 내 마음이 되었는데 그 지식들을 다 돌려주고 나면 무엇이 나의 마음일까? 말도 알고 보면 우리가 약속한 의미의 나열인데 그런 의미를 버리면 내 마음은 무엇일까? 결국에는 나라는 상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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