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8-3]제28분. 받지도 않고 탐내지도 않는다: 바라는 마음이 없어지면 갈등이 생길 수 없다.
내 마음이 아플 때 보살은 내 아픔 그대로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그런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애쓰고 실천할 뿐이다. 마이 자기 일처럼 행하는 것이기에 그저 그 자체가 당연할 뿐, 그 행위에 대한 어떤 기대로 없은 것이며, 누구에게도 내색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위하고 보호하고 아프면 간호하면서도 자신의 처지를 전혀 생색내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보는 것과 같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떤 일에도 탓하지 않지만, 자라면서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 자식들에게 이것 저것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이 많아지지만, 자식들이 실제로 현실 세상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거리가 멀어지게 되면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바라는 마음이 소멸되면 갈등도 저절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서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갈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재물로 얻는 복은 인과(因果)인 유루의 과보이나 무생인의 성취 공덕은 인과를 여읜 무주의 항상함인 것이다. 또한 복덕을 짓겠다는 생각도 결국 탐욕심이 있는 것이며 함이 있는(有爲) 복덕은 그 끝남이 있으되, 함이 없는 무루의 공덕은 항상 하며 또 공덕은 주어도 줌이 없고 받아도 받음이 없으니, 받을 것도 없이 이미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루의 과보를 받아 다함이 있는 것이 복이요, 공덕은 나를 집착하지 않고 생사를 여의었음으로 복을 구함도 없거니와 인과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복덕이 아무리 귀하나 그것에 집착하고 내 것으로 하지 않아도 갖추고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따로 무엇을 구할 것인가? 깨끗한 눈에는 안약이 필요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구함이 있으면 고통이 따르는 것이니, 내가 있다고 집착하여 욕심이 생기고 집착함이 있으면 탐착으로 인한 오욕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보살은 깨달음을 구해도 구함이 없고, 복덕은 자기를 위하지 않고 일체 중생을 이익케(자비 희사)할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을 얻으면 일체법에 존재하는 내가 실상이 없음(無我)을 밝게 알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성취하게 되는 것이다. 곧 이것이 보살의 반야지혜의 공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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