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9-1]제29분. 행동거지가 고요하다 : 어떠한 상태에서도 고요함 속에 있다.
누가 겉으로 드러난 부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부처님께서 오신다, 가신다, 앉는다 눕는다 라고 하면 그것은 여래의 설하신 바 그 뜻을 모르는 것이다. 여래란 쫒아 온 것이 없으며 또한 간 바도 없다. 즉 오지도 않았고 가지도 않았다. 온 바도 없고 간 바도 없는 것을 이름하여 여래라 한다는 말이다.
온 걸 왔다고 하는데 뭐 잘못되었는가? 앉은 걸 섰다고 해야 하나 그런 뜻이 아니다. ‘오고 가고, 앉는다 눕는다.’ 라는 뜻은 우리는 항상 분별을 한다. 옳다 그르다, 더럽다 깨끗하다. 그러고 깨끗한 것은 좋아해서 취하려 하고, 더러운 것을 싫어해서 버리려 한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깨끗한 것은 모아서 두고 더러운 것은 버리고 닦아 깨끗하게 만들고 한다. 무언가 부지런히 해야 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깨끗하다 더럽다 분별을 짓지 않으니, 싫어하고 좋아하는 분별을 하지 않는다. 깨끗한 것을 가져 올 이유도, 더러운 것을 버릴 것도 없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만들 이유도 없다. 수고로울 것이 없다. 무언가를 어떻게 함이 없다. 그것을 일러서 이것을 ‘온 바도 없고, 간 바도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여래가 빨래를 한다면, 빨래는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때 우리가 보면 아 여래께서도 분별을 하시는 구나한다. 그러나 사실은 분별이 없으니, 더럽게만 입는 즉 '빨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빨지 않고 계속 그대로 입고 있는다면 이것은 더러운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래가 빨래를 한다면 더러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빨래를 하는 것이다. 싫어서 빨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입을 수도 있지만, 그게 더 낫다면 좋은 생각이므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원래는 분소의를 그냥 입었지만 의사 지바카가 충고하였다. 그렇게 하면 병에 걸립니다. 빨아서 햇볕에 말려서 입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옳은 말이니 그렇게 해라'한 것일 뿐이다.
여래는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 일체 행에 분별하고 집착함이 없이 행을 하신다. 부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우리 식으로 해석하여 이러니저러니 분별하면 여래의 설하신 바 그 뜻을 모르는 것이 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여기 선을 하나 그어 두면, 선이 있으면, ‘그걸 넘어서면 갔다. 다시 넘어오면 왔다’ 할 수 있지만, ‘분별의 경계선을 거두면 간다하더라도 가는 바가 없고, 온다 하더라도 왔다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분별이 끊어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한 법이 없는 가운데에서 갖가지 방향이 나오듯이 고요한 상태에서 갖가지 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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