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동정심이 일어나고 마음이 불안해지면 어디엔가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등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마음을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본래 갖춰져 있는 이런 마음의 덕을 불교에서도 법(法)이라 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도 있다. 말이 필요 없이 마음과 마음으로 사랑이 싹트게 되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뜻이 통하는 것을 말하는데 친구 사이의 우정이나 연인 사이의 연정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누구나에게 있는 보편적 마음의 덕의 진면목이 바로 진리이며, 그런 진리의 존재를 보고 깨달은 상태가 바로 도를 깨치거나 성취한 것이다. 여기에 이르는 길은 말이나 글을 사용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도 가능하다.
우주 만물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속 진리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평소에 그것을 가리고 있는 나의 마음 속 어지러운 번뇌의 장막을 걷어내야만 도리에 어긋나는 모든 사상을 떨쳐버리고 진리 그 자체만을 깨달을 수가 있다.
우리 삶이라고들 하지만, 최상의 삶의 방법은 분명히 진실하게 존재하지만, 어떤 흔적이나 구체적 길이 없어서 찾기 힘들고 매우 불가사이하다. 사람들에게 언어나 문자로 설명할 수 없으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이 완전히 일치한 상태에서만 공유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문자로 된 책과 공식에 의해서만 전수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렇게 반복적인 결과들이 쌓여 과학이라는 학문적 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무자나 형상에 얽매이지 않고도 인간 본연의 진리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불교 수행의 장점이다.
석가모니께서 입적하시기 전에 영취산에서 군중들을 모아놓고 마지막 설법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사바세계를 다스리는 왕인 대법천왕이 석가모니에게 금빛 연꽃 한 송이를 바치면서 설법을 청했다.
"아직 말씀하시지 않은 최상의 법이 있다면 대중들과 장래의 수행자들을 위해 말씀해 주세요." 연꽃을 받아든 석가모니는 대중들을 향해 연꼿 한 송이를 들어 보일 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사람들도 석가모니의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하여 그저 묵묵히 있을 뿐이었다. 그때 석가모니의 제자 마하 가섭이 유일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석가모니가 입을 열었다. 그 유명한 "염화시중의 미소"가 세상에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나에게는 사람이 원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덕이 있는데, 이는 번뇌를 벗어나 진리에 도달한 마음이며, 진리를 깨닫는 진정한 방법에는 꼭 말이나 글을 사용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말이나 문자를 쓰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으로 진리를 전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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