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8-10]제28분. 받지도 않고 탐내지도 않는다: 오늘은 고통의 현장이 아니라 극락정토를 일구는 현장이다
한 걸음 한 걸을 달려가는 과정이 모여 마라톤 대회를 완주할 수 있듯이, 우리 인생도 '지금까지의 인생은 없어. 오늘부터 시작이야'하는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잘 했건 못 했건, 좋았건 좋지 않았건 인생은 멀고도 넓은 확 트인 햇빛 내려쪼이는 사막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예술품이다.
지금도 한 걸음씩 달려가고 있는 과정이다. 비록 잘못 들어선 길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당장 버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이 내 인생 전체와 연결된 하나의 부분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은 전체적 시각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질못된 길을 들었다고 그 부분만 도려내서 내 인생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일이 아니거던.
그런 만큼 오늘 일상의 삶의 순간과 과정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진중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지. 가난한 어린 시절이 인생을 더 복되게 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더 불행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는 일은 농사에 임하는 농부의 마음과 같아야 한다. 내 인생을 키워나가는 농부로서 나의 삶의 과정과 그런 과정에서 느끼는 흥분과 행복 그 자체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 정토인 것이다.
풍요로운 수확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극락이고, 그런 극락 정토를 향해 나아가는 현재의 나의 삶과 노력은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 그 자체인 것이다. 괴롭거나 고통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현재에서 즐거운 구석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고 극락을 구경하는 순간이 된다는 의미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고 또 즐기는 것이 바로 무위의 삶이다.
참으로 이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일에 내가 적절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보람차고 행복한 일인가 말이다. 처음에는 정성들여 한두 번 가르쳐주었는데도 계속 모르면 짜증을 내며 '너는 어째 그것도 모르냐?'며 역정을 내게 된다. 그래서 늘 시비분별 속에 스스로 고통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게 스스로 선택한 인생이다. 오늘의 현실은 고통의 현장이 아니라 극락정토로 연결되는 중요한 현장이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 있으니까 싫은 마음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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