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9-2]제29분. 행동거지가 고요하다 : 어떤 상황에서도 걸림이 없다
부처는 무아(無我)요, 보살은 불수불탐(不受不貪)이라면 지금 눈 앞에 계시는 여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수보리는 재차 의심하게 된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여래가 오고 가는 위이(位衣), 즉 행동거지는 고요하며,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며, 앉거나 눕는 것도 없이 본래부터 고요한 자리일 뿐이며, 다만 중생의 눈으로 볼 때 여래가 오고간다는 분별이 있을 뿐, 여래의 행동은 그 어떠한 생각도 일으킴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공적(空寂), 텅 빈 듯 고요하다고 답변하신다.
인도 말로 여래는 "타타가타"란 말로 온 바도 간 바도 없이 오직 여여히 법의 실상에 안주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부처님의 열 가지 명호 가운데 여래는 첫 째로 나오는 명호이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그만큼 여래가 갖는 의미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욕구로 인해 어떤 생각을 일으키고, 그 생각 때문에 무엇인가를 행하게 되지만, 여래는 요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즉 그 어떤 욕구도 완전히 사라진 분이 바로 여래이다. 그릇에 물을 담으면 물은 담겨지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이룬다. 거기에 애초에 물이 어떤 모양이 되겠다는 아무런 의지도 작용하지 않는다. 그릇이 텅 비어있으면 거기에 무엇을 담을지에 따라, 즉 저마다의 인연에 따라 밥 그릇, 국 그릇, 반찬 그릇으로 이름이 지워질 따름이다.
그래서 여래를 무위의 행이라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행동을 하는 것은 유위(有爲)라 하는데 비해 부처는 무위(無爲)의 행이라 부르는 것이다. 무위의 행으로 얻는 복이 무루복이고, 이를 보시로 표현하면 '무주상보시'가 된다. 부처는 집착없이 행한다. 그래서 무소행위, 즉 행함이 없이 행한다는 말이다.
나의 행은 필요나 욕구충족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필요나 욕구가 나의 바램대로 충족되면 만족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편해진다. 만약 필요나 욕구가 없다면 충족 여부에 따른 만족이나 불만족 상황 또한 생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해서도 걸림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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