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위인들은 역사상 전쟁에서의 승리나 세계관을 바꾼 저술이나 삶의 질을 개선시킨 발명품 등 세상에 미친 영향으로 평가받게 된다. 그러나 개인적 위대함은 이와는 다르다. 그 결과 기억에서 잊히거나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 위대함은 자신의 개인적 이상을 창조하고 이룰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세종대왕은 문맹의 세상에서 지도력을 발휘해 우리가 지금 쓰는 한글을 창제하셨다. 하지만 이런 일은 누구나 그런 자리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되는 연설문을 쓴 사람을 생각해보자. 이렇게 간결하고 명쾌한 연설로 말을 알아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할 것이다. 노예를 해방하고 "게티즈버그 연설"을 쓴 링컨 정도가 있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위대함을 창조했다. 사람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상을 설정한 뒤 공을 들여 서서히 그 이상에 맞게 자신을 만들어갔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세종대왕이 쓰지 않았다면 이 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는 와중에 전염병 등으로 죽어서 신하들에게 이 연설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더라도 이 글은 여전히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연설문 그 자체로써 작성자의 개인적 위대함은 그 연설문 속에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위대함은 그것을 이룰 의지와 투지, 상상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개인적 위대함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찬사로 측정될 필요가 없다. 개인으로서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그의 유명한 훈민정음 창제의 의미에 대한 말씀이 작성된 뒤 이를 듣거나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해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명성은 위대함에 대한 대중의 인정일 뿐이다. 개인적 위대함은 지금까지 묵묵히 자신의 책무 완성을 위해 뼈를 깍는 노력을 하고 사라진 수없이 많았던 부모들처럼 그 자신의 안에 있는 것으로 본인 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즉 나 자신의 창조적 노력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거듭났는가이다. 개인적 위대함은 그 자체가 보상이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기대지 않는다. 철저히 잊힌 사람도 개인적 위대함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찬사와 인정을 받으면 기쁘긴 하겠지만, 사실 그런 찬사와 인정을 이끌어내는 것은(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신 안의 진정한 보물이다.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의 이유를 밝힌 짧은 연설문이 바로 위대함을 드러내는 징표인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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