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2015한국달리는의사들 여름캠프에 참가해서 충북 영동 천만산 임도 트레일러닝 중에 돌에 걸려 길바닥 위에 넘어지면서 넘어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허사로 끝나고 땅 위에 엎어진 채 손바닥에서 나오는 피를 바라보는 짧은 순간의 낭패감 속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그 답은 바로 '오늘 이 일 때문에 행사가 잘 끝나고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연거푸 두 번이나 똑같은 왼쪽 발이 돌에 걸려 똑같은 방식으로 슬로우 비디오를 보듯이 앞으로 넘어지는 내 몸을 다시 돌려세우기 위해 또다른 내 몸이 노력했다.
넘어지지 않으려 최대한 저항함에도 불구하고 중력에 의해 천천히 땅위로 엎어지며 손바닥으로 속도를 줄여 지면과의 충격 강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본능적인 대응을 했다. 비상 상황에서 얼굴이나 여러 관절들의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더 큰 사고를 줄이고 액 땜을 하여 나에게 이득이 된다는 내 일상 철학의 핵심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투덜거리거나 불행을 원망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 다시 달려갈 수 있었다.
조금 달려가자 다시 통증이 없어지고 일상의 트레일러닝에 집중하고 즐길 수 있었다. 뭐 부상 때문에 조금 손해를 보긴 했지만 충분히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하지 않았고, 새옹지마의 관점에서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좋거나 좋지 않거나 한 어떤 일들을 당할 수 있겠지만, 그 일이 기회가 되어 나에게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점 덕분에 모든 일이 정말 더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암벽 등반 중에 낙석을 잡아 절벽 아래로 떨어지다 나무에 걸렸을 때, 사이클을 고속으로 타다 갑자기 뛰어든 보행자 때문에 급브레이크로 사이클과 함께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거꾸로 좁은 시멘트 다리 위에 처박혔을 때도 그랬다.
여름에 장마로 물이 불어난 청평의 하천에서 아이들을 에어베드에 태우고 앞에서 끌고 가는데, 두 돌 채안된 녀석이 손잡이를 놓쳐 물에 떨어진 것도 모르고 100여미터 내려가다 사람들이 고함소리에 사태를 파악했을 때도 그랬다.
아이가 센 물살을 거슬러 상류쪽을 보며 떨어지면서도 바로 선 덕분에 덕분에 센 물살에 하류쪽으로 휩쓸리지 않고 서있을 수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고로 이어지는 일들은 오직 나를 위한 최상의, 완벽한 이득을 주는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그런 일들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면 나를 자책하면서 스스로의 자신감을 훼손시키고, 나쁜 결과만을 찾아다녔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결국 어려움에 실제로 굴복했을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받아 몸에 이상이 생겼거나 절망에 빠져 나의 불운을 탓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믿기 어렵지만, 항상 멋지고 행복한 일들만 일어났다. 삶은 어떤 변화된 상황에 뛰어들어 함께 움직이고 즐기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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