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집사람과 영화 '암살'을 보고 신사동 가로수길로 해서 현대고 앞에 왔는데, 하늘이 너무 어두워지면서 곧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질 것같아 급하게 버스를 타고 와서 집앞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자기 자랑이 지나치면 사방이 적이 된다거나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옛 말이 생각난다. 자랑은 자신의 뛰어난 점이나 재주를 이곳저곳에 알리는 행동이다. 주위에도 무엇이든 다 할 줄 아는 것처럼 자신을 자신을 과시한다.
작은 권력 하나 믿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거나 보잘 것 없는 성취를 으스대거나 우연히 얻은 물건을 사방에 소문내는 것들이 모두 자기 자랑의 흔한 모습들이다. 사람의 기본 소양이 튼튼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잘난 척해서는 칭찬이 아니라 욕만 듣게 된다.
재능이 많은 시람이 그만큼 겸손하고 잘난 척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지만, 자기만 잘났다고 으스대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무시와 미움을 받게 된다. 자기 자랑이 심한 사람은 대부분 자신감이 부족한 것을 과장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어떤 모임에서나 주위 사람들의 기분이나 분위기는 아랑곳없이 혼자 주제넘는 자기과시적 행동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만들어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누구나 자신의 칼끝은 적당히 숨길 줄 알아야 한다.
"미치지 않으면 이루기 힘든다(불광불급, 不狂不及)"이란 말이 있지만, "미쳐서는 이루어도 소용이 없다(과유불급, 過維不及)". 어떤 분야에 특별한 재능을 갖추었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매사에 잘난 척하는 사람은 불행을 자초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일상 생활에서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 '신중한 균형감'이다. 실제 아무리 뛰어난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지나친 자기 자랑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스스로 남을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먼저 가르쳐달라고 할 때 사람들의 환영을 받게 된다.
겸손하고 겸허하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환영을 받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삶의 과정에서 밖의 적보다 더 두려운 것이 내부의 적, 즉 바로 나 자신이 나의 실패의 큰 원인이 된다.
스스로를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않으면 누구와도 싸우지 않게 되고,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상대는 먼저 나를 대우해 주기 때문에 더욱더 싸울 일이 없어진다. 인생살이에서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 것은 높은 경지이자 넓은 가슴이며 큰 도량이라 할 만하다.
세상은 소나기처럼 각각의 사람을 다르게 대우하지 않으며 어느 한 사람만을 편애하지도 않는다. 굳이 무언가를 두고 다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마음 속 욕망에 눈이 먼 사람들에게나 인생의 지위고하가 있을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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