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9-4]제29분. 행동거지가 고요하다 : 돈 욕심이 사기를 당하게 만든다.
나뭇가지는 한 여름의 뜨거운 바람이나 차가운 한 겨울 바람이나 관계 없이 흔들리면 춤을 춘다. 어떤 바람을 선택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똑같은 바람일 뿐이다. 자석이 못이나 철판을 구분하지 않듯이 어떤 조건이든 그것에 반응하는 주체가 있을 때 마치 자석에 못이 달라붙듯, 주체는 그 조건에 끄달리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다 사기를 당하는 겻도 못이 자석에 달라붙는 것처럼 일확천금의 욕심에 빠진 사람은 누군가가 아주 쉽게, 혹은 단기간에 많은 이자나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끄달리게 되는 것이다. 위험 부담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상통한다. 그리고 사기를 당한 후 자신의 욕심을 돌아보지는 않고 사기범을 탓하고 세상을 원망한다.
낯선 외국에서 낯익은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우선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들의 눈에 띄는 자기 소개에 귀가 솔깃해지면서 자신의 욕심이 그들이 내세우는 조건과 결합해 버린다. 허름한 옷을 입은 사기꾼은 단 한 사람도 없는 이유가 바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심이 어떤 조건에 쉽게 반응하는 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세상살이에서 만나는 고통의 대부분은 내 마음 속에 내재된 욕심이라는 씨앗(못)이 밖에서 다가온 밭(자석)에 결합되어 (달라붙어) 맺힌 열매가 바로 사기요 배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 마음 속 욕심을 없애버리는 것이 인생살이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누가 유혹을 하거나 협박을 하더라도 물질적 집착이 없다면 현재의 세상을 사는데 아무런 두려움이 있를 수 없으며, 오히려 큰 자유를 누리게 된다.
일방적으로 배신이나 사기를 당하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다. 여자에 대한 욕구가 미인계에 걸려들게 만들고, 죽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협박이 쓸모가 없게 된다. 모두가 나의 내면에 있는 욕구로 인해 스스로 자초한 것에 불과하다. 그로므로 혹시 사기를 당했더라도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 스스로의 욕심이나 판단 잘못을 살필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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