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만나서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 속으로 내 말이 재미가 없어서 사람들이 지루함에 괴로워하거나 호응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두려움의 흐름을 무시하고 진행한다면 부자연스럽거나 딱딱하고 가식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쉽다. 그런 근본적인 두려움이나 실수의 걱정을 '그래, 그 마음이 맞아!'라고 받아들이고 원래 내가 두려움이 많다고 인정을 한다.
전통적인 굿을 하면서 무당이 병을 야기한 혼령의 이름을 불러 다독이고 위로하고 진정으로 배려하면 더 이상 혼령이 희생자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굿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두려움을 두려움이 아니라 친절로 대하면 그런 두려움의 힘이 약해지고 내 삶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내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깨어있으면 나 자신이 만든 상상에 빠져들어 실제 경험을 부정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떤 일과 관련하여 몇 일씩 안달하며 스스로에 대해 이런저런 판단을 하며 걱정으로 보내다가, 달리기를 하는 중에 문득 나의 가슴과 나를 단절시켜온 감정과 믿음에 비로소 주의를 기울이게 된 적도 있다.
달리다가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면, 내가 불안과 자기 불신의 고통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가 놓여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연민을 느끼는 것이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고통의 정도를 알고 나와 나 자신의 가슴과 다시 연결시켜준다.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힘들 것이다. 내 몸이 두려움이나 불안과 걱정에 붙잡혀 있어서 실패감과 수치심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어서 가족과 함께 있어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내가 삶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나 자신의 판단은 조금씩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나 자신을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이 자유로워질수록 얼굴은 부드러워지고 몸은 이완된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것에서 실패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 있을 수 있다. 나 자신에게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실패한 것이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를 대하듯 나 자신을 조건 없는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어야 내 마음 속에서 고통을 부정하는 습관을 멈추게 된다. 내가 내 옆에 앉아 나의 경험에 대해 깨어있고 수용할 수 있게 되면 내 앞으 고통에도 친절하게 마음을 열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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