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9-6]제29분. 행동거지가 고요하다 : 필요할 때 필요한 행동을 할 뿐이다.
세상살이에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며 평안하게 잘 살고 싶은 것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고, 잘 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 때문에 온갖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고 싸움이 일어나고 업이 생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자식 낳고 키우며 하는 수많은 약속들과 행동들이 그렇다. 사랑하여 함께 있고 싶어 결혼이라는 열매를 맺고 이것이 또 자식과 부모라는 새로운 행위의 씨앗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순환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주인이라 집착하고 욕하고 구박하고 자존심 상했다고 괴로워한다.
자존심 상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상하는 자존심이라는 것이 없다. 마음이 머리가 만들어낸 사건일 뿐이다. 본래 없었던 것을 세우고 그것 때문에 희노애락에 빠져사는 것도 다 마음이 하는 것이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당사자라는 말이다. 마음이 주인이 되어야지 마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끌려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다른 모든 사람이 하지 않더라고 내가 할 일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것, 나아가 그로 인해 별다른 괴로움이 없는 것, 이것이야말로 무위행이지만, 누군가 나서야 따르고 나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움직이는 것은 유위행의 과보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부처님을 판단하거나 보려고 하는 일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여래는 설법을 하실 때 '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라며 미리 규정하거나 어떤 욕구나 기대를 가지고 임하시는 분이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필요할 때 필요한 무위행을 조용히 행하시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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