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의 삶은 진료실과 같다. 매일 새로운 환자들이 찾아온다. 어두운 표정, 불안한 마음, 걱정스러운 생각, 미련 등 모두를 활짝 웃으며 맞이하고 진정으로 환영하고 누구에게나 감사한다. 희로애락의 삶의 모습들을 그들에게서도 경험한다.
정기적인 진료는 회복 과정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기회이며, 그 시간 동안 환자들과 나는 상처나 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장애에 대해 흥미로워하면서도 불안해 하고, 감사하면서도 슬퍼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그 무엇도 잘못된 것으로 느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지만, 진짜 삶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씩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갑자기 내가 무엇을 말하고 행하려고 했는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머리가 혼란스럽게 빙긍빙글 돌 때가 있다.
살아오면서 한 번씩 느끼곤 했던 모든 부정적 감정들, 두려움, 당황감, 혼란감, 낭패감, 실패감, 무력감, 떨림, 죽어가는 느낌, 무력감, 방황하는 느낌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들에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면 곧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일상의 어떤 상황에서도 내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밀어내거나 불안을 심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용기 있게 의식의 경험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면 삶의 그 어떤 것도 잘못된 것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무엇이든 조건 없이 친절하게 마주하면 그것을 적으로 만들지 않고 편안하게 보살피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무엇도 잘못된 것은 없다. 어떤 일이거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지금 현재의 진짜 삶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바라보는 환자들의 자세도 이래야 회복에 도움이 된다. 고통스러운 정서나 무서운 고통들을 깨어있는 친절한 마음의 힘으로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는 모든 두려움과 갈망의 실체를 명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내 마음 속 자비의 따뜻함으로 일상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수용함으로써 두려워하며 쫓아내는 대신에 편안하게 대접할 수 있고, 그런 자세에서 세상의 진실을 보고, 본 것을 친절로 감싸안을 수 있게 된다. 이럴 때마다 각성된 마음이 드러난다.
나에게 좋을 때만 친구가 되고 싫거나 어두운 부분은 밀어내거나 무시하는 것이 흔한 선택의 양상이지만, 좋은 친구를 이해하고 자비로 대하듯이 내면의 삶을 대하고 가장 깊은 관계의 친구가 되는 방식도 그와 같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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