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겉과 속이 똑같다"거나 "보이는 것과 다르다"고 할 때가 있다. 진실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가 같은가 다른가의 문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두 모습이 같은 사람은 진실하고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진실하고 자부심이 넘칠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실제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실제 나 자신의 모습으로 정당화될 때라야 비로소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모자라는 사람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지만, 그 사랑이 정당화되지 않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오직 좋은 사람만이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가질 수 있다. 실제 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자부심이 높으면 숨길 것이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치는 나 자신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은 과시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굳이 감출 의향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스스로도 즐기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다른 모습으로 비치길 바란다. 박식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까지 실제보다 더 아는 척하거나 더 나은 위치가 지위에 있는 척한다. 나처럼 음악에 전혀 무지한 사람이 수준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나같이 음악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연주에 대한 논평을 늘어놓고 음악가나 예술가에 대한 이름들을 늘어놓기도 하지만, 그런 위장은 언제나 실패한다. 아이들까지도 금새 알아차린다. 먼저 가식이 탄로나고, 그것을 숨기려는 어리석음까지 탄로나게 된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절대로 '척'하지 않는다. 자신의 덕을 조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이 쌓은 덕은 겉으로 뚜렷이 드러나든 말든 실제로 존재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열정적으로 지식을 토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의 무지를 주저 없이 인정한다. 사소하고 무의미한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모습을 위장하는 사람은 결점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잘 알 수는 없는 법이다. 잘 모르는 것은 숨기기보다 바로잡으면 된다. 사람들에게 나의 실제 모습을 숨기려다 보면 나 자신에게도 나의 실상을 숨기게 되고, 나 자신에 대한 인식이 불가능해진다.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치는 나의 모습에만 신경쓰다 보면 나의 가식적인 모습에만 몰두하여 그 뒤에 가려진 나 자신의 모습을 볼 기회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하지 못한 사람과는 우정을 쌓기가 힘들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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