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30-3]제30분. 둘이 하나되는 이치: 같음과 다름이 없다
하나는 곧 하나가 아닌 것으로 돌아가고, 모든 것은 또 모든 것이 아닌 것으로 돌아간다. 같으면 영원히 같아야 하고, 둘이면 영원히 둘이어야 하는 것인데,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엄격히 말해서 '하나다' '둘이다'하는 것이 다만 이름에 불과할 뿐, 그 실체가 없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같은 것을 바탕으로 다른 것이 되고, 다른 것을 바탕으로 같은 것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무아'의 이치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요소로 땅과 물, 그리고 불과 바람이라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4대설이 대표적이다. 부처님 시절에는 미시적인 규명이 불충분했다면 요즘의 첨단 과학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입자와 렙톤입자(경입자)를 거쳐 2013년 힉스입자까지 최소 근본입자로 발견되고 있다.
아인슈타인 박사 등이 중심이 된 맨하튼 프로젝터라는 핵폭탄 제조 연구를 시작하면서 결국 70년 전인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우라늄 235, 8월 9일 나가사키에 플라토늄 239를 원료로 한 폭탄이 투하되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이것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 때까지 더 이상 쪼갤 수 없다고 인식되던 원자 내 핵을 인위적으로 융합하거나 분열시켜 만들어진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물의 근본요소로 오랫동안 믿어져온 원자 역시 영원불변의 고정된 실체라고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먼지라고 할 만한 실체가 없는 것이라서 인연에 따라 먼지라 이름 부를 뿐이다. 원자든 분자든 물질의 근본요소라고 정해진 그 어떤 실체도 없다는 말이다. 분자의 근본 요소가 원자임은 맞지만, 원자의 근본요소로 소립자들이 많이 있고, 또 앞으로 어떤 근본요소들이 발견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먼지라 하지만, 먼지라 할 실체가, 세계라 하지만 세계라 할 실체가 따로 없다. 일상 생활에서 '같다'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많은 것들도 따지고 보면, 인연에 따라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뿐, 본래 같은 것도, 다른 것도 아니다. 한 바가지 밤은 사과나 배와는 다르지만 바가지 안에 있는 밤만 보면 모양은 모두 똑같지만, 그 속에서는 저마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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