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0-10]제30분. 둘이 하나 되는 이치: 본래의 성품에는 선과 악이 없다
한 손이라 하지만 다섯 손가락이 연관되어 있고 다섯 손가락이라 하지만 그것은 한 손이다. 그래서 전체의 연관을 보지 못하면 다섯 손가락 할 때는 개별적 존재로 이해하게 되고, 한 손이다 할 때는 그것이 다섯 손가락으로 모여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면 마치 주먹처럼 한 덩어리로만 이해한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식이라는 말이다.
'만약 세계라는 것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합상이다.' 일합상은 하나로 합해져 있다. 여래가 일합상이라 할 때 그것은 일합상이라 할 실체가 없으니, 하나로 합해져 있다고 말할 따름이지 하나로 합쳐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부숴질 수가 없다. 일합상이라 하는 것도 한 덩어리라고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다만 범부들은 거기에 탐하고 집착해서 하나의 상이다 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실체가 없다.
100m 달리기를 할 때는 3~4cm의 차이가 갖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고도의 정밀 기계에서 3~4cm의 오차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오류를 발생시킬 것이다. 실제로 같음과 다름이 있다면 그것이 합해져 하나로 되고, 다시 그것이 분열해서 다른 것이 될 수 없게 된다. 나의 행위의 선악도 선이나 악이라 규정할 만한 고정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몬래의 성품이란 없는 것이지만, 다만 인연에 따라 일정 모습으로 나타날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절대성도 우리 관념의 산물이다. 실제의 세계에서는 시간과 공간도 별개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밝혀져 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분리시키는 관념 속에 갇혀 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골짜기에 갇혀 살기 때문에 그 산이 동산이다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 세계에 갇혀 살기 때문에 시간 따로 공간 따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벗어나면,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으로부터 벗어나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세계, 즉 시간이 멈추어진 세계에 갈수가 있다. 시간의 울타리에서 갇혀있으면서, 변하지 않으려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 변화하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것이 생겨 난 것이다. 우리의 인식의 폭이 넓어지면 전혀 다른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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