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0-9]제 30분. 둘이 하나 되는 이치: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손가락 다섯 개가 모두 다른 것이라면, 다른 것들이 모여서 한 손이 될 수가 없다. 한 손이 한 덩어리라면, 한 손이 다섯 손가락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다섯 손가락이 다르다 할 때도, 다르다는 것은 다르다고 이름 할 뿐이지 개별적 존재는 아니다. 부부의 이야기도 똑같다. 흔히들 다르다고 할 때는, 각각이 별개의 개체라는 의미다. 그러나 손가락 5개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이름 하여 그럴 뿐이지 단독의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실로 각 손가락에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한 손이라 하지만 하나라고 해서 그냥 분리할 수 없는 한 덩어리 라는 말은 아니다. 하나에도 실체가 없고, 한손은 같은 손이라는 말이다. 같다 해도 같은 것에 실체가 없고, 다르다해도 다른 것에 실체가 없다. 세상 만물의 존재는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하나도 아니고, 둘(다른 것)도 아니다. 이것이 세상의 모습이다. 우리는 세계가 하나다 하면 한 덩어리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세계는 만물의 결합이다. 만상이다 하면 각각 다른 것들이 독립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마치 자동차와 같은 것이다. 자동차가 수많은 부속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면, 같은 부속을 바구니에 담아두면 자동차가 되는가? 안된다. 자동차가 한 덩어리라 하면 하나로 되어있는가? 아니다. 수많은 것들의 결합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손가락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서로 연관되어있고, 한 손이라 하지만 한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개의 결합으로 되어 있다.
하나 속에도 여러 개의 결합으로 되어있고, 여러 개도 서로 연관되어있다. 이것이 연기이다. 그래서 하나에도 실체가 없고, 다르다고 할 때도 각각에도 실체가 없다. 이것이 오온이 공하다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세상의 모습이다. 여기 콩이 있다. 콩끼리 같이 있을 때는 ‘콩이 다 다르네’, 하고 콩과 팥이 있으면 이 콩 저 콩은 같은 콩이네 한다. 같은 콩들을 놔두고 ‘다른 콩’이네 하고는, 금새 ‘같은 콩’이네 하는 것이다.
그러니 존재는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같다니 다르다니 하는 것은 존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분별을 지으면서 같다,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다르다 하면 개별적 존재라고 상이 지어지고, 같다하면 한 덩어리로 상을 짓는다. 존재는 오직 서로 연관되어 있다. 한 덩어리도 아니고 별개도 아니다. 서로 연관되어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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