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0-7]제30분, 둘이 하나 되는 이치: 내 마음을 세상을 향해 옮겨 버리자
'믿는 대로 실천한다'는 말은 내가 대학 불교학생회장을 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생활 신조 중의 하나다. 실천적 삶은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나를 변화시킴으로서 세상이 바뀌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을 놔두고 나만 바꾼다고 세상에 어떻게 바뀌나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내가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겠느냐. 그것은 잘못이다라는 이야기다.
나로부터 출발해서 세상을 바꾼다는 이야기는 나를 그대로 놔두고 세상을 바꿀려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국민이 안중에 없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처신이 그런 것이다. 세상을 놔두고 나만을 바꾸려는 생각도 잘못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나의 마음을 세상을 향해서 옮겨버리면, 나와 세상이 하나가 되어 동시에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요즘 제대로 된 사회활동가들, 진정한 봉사자들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이다.
‘티끌이라 하지만 티끌이라 할 것이 없다’지만, 인연을 따라서 티끌의 역할을 하며, 그런 변화 속에서는 내가 최소 단위로 변한다는 말이다. 물이 얼음이 되고 수증기로 되는 과정에서는, 물 분자가 단독자의 역할을 일시적으로 한다. 물이 수소가 되고 산소가 되는 화학 변화에서는 원자가 일시적인 단독자의 역할, 즉 티끌의 역할을 한다. 그것이 그러한 인연에서 그렇게 이름한다. 그런 인연에서는 그런 역할, 그런 작용을 한다.
가는 티끌이 모여서 한 덩어리가 되었다 한다. 그것이 세계다. 세계는 하나다. 여기서 세계가 하나라면 둘이 될 수가 없어야 한다. 다시 말해 세계가 하나라고 하는 그런 단독자가 있는 거라면 둘이 될 수가 없어야 한다. 세계가 단독으로 근본의 요인이라면 그건 다른 것이 될 수가 없어야 한다. 하나라고 하는 실체가 있다면 둘이 될 수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를 부수면 수많은 티끌이 된다. 세계가 세계 아닌 것이 되고, 하나가 하나 아닌 것이 되니 세계라고 하는 것은 세계라고 하는 실체가 없고, 하나라고 하지만 하나라고 할 실체가 없다.
티끌이 각각 고유성이 있다면, 그게 아무리 모여도 티끌이지 세계가 될 수가 없다. 하나하나가 따로 따로라면 하나하나가 만이 모이면 만이고 억이 모이면 억이지, 하나하나가 수도 없이 모이면 어떻게 하나의 세계가 되는가? 그러니 하나라고 하지만 하나의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고, 세계라고 하지만 세계의 실체가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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