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30-6]제30분. 둘이 하나 되는 이치: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우리는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면도 있고,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환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한 쪽만 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전면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쉽다. 오늘날 세속화된 종교가들은 거의 모두가 환경의 영향과 무관한 나만의 의식이 따로 독자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니 세상의 관계와 이치를 무시하고 그저 정신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진다, 천당간다, 지옥간다라고 생각하고 가르친다.
여기서 실천적인 차원에서도 늘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의식이 환경에 관계없이 어떻게 이치를 깨닫게 되면, 환경의 영향을 벗어나서 능동적으로 작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잘못 이해하게 되면, '아 내 마음만 닦으면 되지. 이 세상에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라고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면 보살도라는 것이 나올 필요가 없는 일이다.
나의 행복이 남편이나, 부모나, 자식이나, 돈이나 이런 것에 의해서 주어진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핵심은 나의 행복이 그런 외적인 환경이나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사물을 보는 관점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따라 똑같은 조건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 즉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머슴처럼 살지 말고, 주인으로서 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삶의 길을 말씀하고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꾸어 바라보고 대응하면 나와 남이 다함께 좋아질 수 있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산속에서 내 마음만 바꾸는 것이 '도(道)'가 아니다. 내 마음만 바꾸면 세상이 좋아진다 할 때는 세상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할 필요가 전혀 없어진다. 세상을 떠나서가 아니고 세상을 향해서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남편이 이래서 내가 괴롭다 생각하기 때문에 세속에 살면서 남편이 이렇게 바뀌면 좋겠는데, 그것이 안 되고 있다. 그러니 수행은 남편을 끊어 버리고 산속에 들어가면 내 마음이 고요해진다. 내 마음의 행복을 구하는 것이 소승의 길이라면, 대승은 남편을 향해서, 남편으로부터 얻으려는 생각을 남편에게 주려는 생각으로 바꾸어 버리면, 내 마음도 고요해지고 남편도 좋아진다. 그래서 내가 행복해지는 것과 세상이 좋아지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다음글 : 
이전글 : 
